부동산 공적서류로 투자성 가늠 가능
부동산 투자에 나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현장답사이다. 아무리 완벽하게 잘 갖춰진 부동산 매물 서류를 쳐다봐도 과연 이 부동산이 돈이 되는 부동산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투자에 나서기 전 최소한의 서류확인을 통해 개략적인 투자성 여부를 판단하는 1차 참고자료는 지도검색과 공적장부를 통해 확인하는 절차이다.
요즘은 정보통신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지번만 치면 위성사진과 지도로 현장을 자세히 살필 수 있게 됐다. 땅의 위치나 모양을 한번 확인하고 나서 각종 서류를 통해 입지와 상권 정도는 파악한 연후에 투자에 나서는 것이 시간과 경비를 줄이고 불필요한 물건을 찾아가는 수고로움을 줄일 수 있다. 또 더 우량한 투자대상 물건을 선별하는 안목이 생기게 됨은 물론이다.
경매 공매의 경우 입지와 상권을 파악하려면 감정평가서를 보면 된다. 감정평가서의 토지평가 요항표 란을 잘 훑어보면 위치 및 부근의 상황과 교통상황, 도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항목이 입지와 상권을 쉽게 읽어볼 수 있는 핵심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여기에는 입지여건과 함께 상권의 특성 및 배후상권의 개략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토지이용계획확인서와 공법상 제한상태의 요항을 보면 도시계획상 토지의 용도가 나온다. 최고 번화한 상권일 경우 중심상업지역, 그 다음 목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은 상업지인 일반상업지역, 그 다음이 준주거지역 등이다. 이를 잘 들여다보면, 토지의 활용가치를 판단해 낼 수 있다.
경매에 부쳐진 부동산 목록을 뒤지다 보면 많은 투자대상 지역 내 매물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상가경매의 경우 한 달이면 전국에 1,000여 개의 점포,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500건이 넘는 물량 등이 매물로 나온다. 정말 돈이 될지 궁금한 상가 경매물건이 수두룩하다. 그렇다고 경매에 나온 상가마다 일일이 다 다녀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간 제약 때문이다. 그래서 과연 입찰을 해도 될지 긴가민가한 상가가 많다. 이를 보고 나도 늘 망설인다.
감정평가서와 도시계획확인서를 살펴볼 때 중심상업 또는 일반상업지역으로 표기되어 있다. 또 큰 도로를 끼고 있거나 주상복합 건물, 지하철역 인근이라면 중심상가라고 보아도 크게 무리가 없다. 중심상가는 말 그대로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은 지역에서 가장 번화한 상권 내 상가를 말한다. 상권 규모나 유동인구 수에 따라 광역, 지역, 지구 중심으로 나뉜다. 위치가 좋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이 모이는 도심 상가이기 때문에 장사가 잘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번화한 상권 내에 있고 상권이 우량한 중심상가 경매물건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경매에 부쳐지는 상가물량 중 10~20% 정도가 요지에 위치한 중심상가 경매물건이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다. 중심상가를 잘 잡으면 ‘혼자 화장실에 가서 웃는다’는 말이 있다. 중심상가가 대박 물건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지도를 통해 현장을 가보지 않더라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지적약도는 투자대상 지역 내 투자성 여부를 판단하는 1차 참고 자료원이다. 5,000분의 1 지적약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공서나 학교 등 주요시설의 표기는 물론 아파트 단지의 위치와 규모, 역세권 정보, 도로상태, 행정기관의 경계, 집객시설의 위치까지 투자에 활용이 가능한 정보를 모두 담고 있다.
지도 한권이 투자의 성패를 좌우하지는 않지만 미리 투자의 식견을 익히고 현장을 가보지 않고 투자성을 가늠하는 척도임을 필자가 부동산 거래현장에서 늘 느끼는 점이다. 유용성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만큼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부동산투자 초보자라면 지금 당장 관심 있는 지역 내 지적약도 한권 장만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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