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의 다가구주택에서 전세살이를 사는 김○○ 씨는 모 보험사에 다니는 40대 초반의 가장이다. 김 씨는 얼마 전 아파트 값의 더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판단, 무리를 해서라도 서둘러 내 집을 장만하려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세금 7000만원과 여윳돈 3000만 원 등 1억 원의 자금 밖에 없었던 김 씨는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S아파트 59㎡를 1억8000만원에 덜컥 계약했다. 부인과 두 자녀의 성화에 못 이겨 서둘러 계약은 했지만 부족한 돈 8000만원이 걱정이었다.
아파트 값의 45%에 달하는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데다 다달이 나갈 대출 이자를 생각하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이미 거액의 계약금이 건네진 상태여서 포기하자니 계약금을 날리게 됐고 집을 사자니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았다. 섣부른 내 집 마련 전략(?) 때문에 심한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다.
김 씨처럼 최근 들어 분수에 맞지 않는 성급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바람에 후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저리로 대출받는 게 가능해지면서 이른바 ‘차입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집을 담보로 최저 5%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데다 집값이 더 오르리라는 조급증이 과감한 투자를 부채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자 싼 맛에 돈 빌려 주택을 구입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시중금리가 상승기를 맞은 데다 반값아파트로 불리는 보금자리 주택의 등장으로 앞으로 기존 주택시장 진입 유보 및 분양가 끌어내리기 등의 효과를 통해 기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 무리한 내 집 마련은 위험천만할 수 있다. 급변하는 외적변수에 의해 집값이 하락세로 이어진다면 곧바로 개인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금여력이 없는 무주택자라면 청약통장을 활용한 보금자리주택 청약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내 집 마련 1번지'로 떠오른 보금자리 주택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위치도 좋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상반기 공급될 2차 지구의 입지 여건이 1차 때보다 더 좋아 수요자들이 계속 몰릴 것으로 보인다.
꼭 대출을 받아 서둘러 집을 장만해야 할 경우라면 집값의 30% 이내에서만 대출받고 매월 대출이자 부담액도 월수입의 30% 이내가 적당하다. 또 낮은 금리의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등 정책자금을 활용하거나 향후 금리변동과 무관한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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