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와 지난 몇 년 사이 이루어진 엄청난 신규아파트 분양이 맞물리면서 전매금지 기간 내의 불법 분양권거래행위가 폭증하고 있다.

최근 필자는, 전매금지 기간 내에 분양권을 처분한 甲이라는 의뢰인을 대리하여 매수자와 재판한 적이 있었는데, 그 재판은 다행히 재판상 합의로 종결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이 의뢰인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게 되었는데, 분양권 거래를 주선했던 장 사무장이라는 브로커가 수사기관에 적발되고 징역 1년 6개월 실형까지 선고되는 과정에서, 그 브로커의 장부에 있던 의뢰인에게 경찰 조사통보가 오게 되었다고 했다.

필자는,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 차원에서 문제의 장 사무장에 대한 형사판결을 열람하게 되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5. 31.선고 2017고단2253 주택법위반

범 죄 사 실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입주자로 선정되어 그 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자격․지위 등을 말한다)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이 지나기 전에는 그 지위를 전매하거나 이의 전매를 알선할 수 없다.
하지만 분양권 불법 전매는, ① 분양권을 처분하려는 명의자들로부터 분양권을 확보하는 업자, ② 분양권을 매입하려는 매수자를 확보하는 업자(속칭 ‘매수부동산’), ③ 위 두 업자를 연결해 주는 업자(속칭 ‘교통’), ④ 전매 제한 기간 전에 분양권이 거래되었을 경우 아파트에 들어가는 계약금, 중도금 등의 모든 비용은 매수자가 부담하지만, 명의 변경은 전매 제한 기간이 끝난 시점에야 가능하므로, 매수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하여 매도자(명의자)에게 약속어음을 발행하게 하고 ‘채권확보서류’라는 형식의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여 이에 대한 공증 업무를 진행하는 공증업자 등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537에 있는 강남 더샵 포레스트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로 2014. 7. 10. 분양공고, 같은 달 17일 1순위 청약접수, 같은 달 24일 당첨자발표 후 같은 달 29일까지 아파트 공급계약이 이루어졌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 보금자리 주택지구 내 B-1 블록에 있는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 아파트 역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로 2014. 10. 1. 분양 공고, 같은 달 7일 1순위 청약접수, 같은 달 15일 당첨자 발표 후 같은 달 20일까지 공급계약이 이루어졌다. 위 아파트들은 모두 공급계약 종료일 기준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 아파트이다.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000에 있는 ‘000법률사무소’에서 분양권 불법 전매에 사용할 계약서인 ‘채권확보서류’를 작성하고, 작성된 채권확보서류의 공증 업무를 진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피고인은 2014. 8. 4.경 정00 명의로 당첨된 강남 더샵 포레스트 아파트 000동 000호 분양권을 프리미엄 8천만 원에 매수자 홍00에게 전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도자 정00에게 액면가 5억 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하게 하고, 채권확보서류인 부동산담보 채권양도 위임장 및 ‘전매제한 기간이 지난 후 분양권의 명의를 이전해 주지 않을 경우 약속어음의 액면가를 변제한다’라는 취지의 특약 서류를 작성하게 하여 이를 공증하게 하는 방법으로 정00 명의의 분양권을 홍00에게 전매하는 것을 알선한 것을 비롯하여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강남 더샵 포레스트 아파트 71세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 아파트 29세대 총 100세대의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알선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정00, 박00, 김00, 변00, 이00, 맹00, 원00, 이00, 김00, 이00, 김00, 신00, 박00, 김00, 김00, 김00, 이00, 신00, 이00, 정00, 차00, 이00, 고00, 이00, 안00, 전00, 신00, 연00, 김00, 유00, 최00, 상00, 인00, 문00, 최00, 임00, 정00, 김00, 김00, 이00, 도00, 방00, 조00, 윤00, 신00, 진00, 한00, 유00, 손00, 유00, 김00, 오00, 노00, 이00, 이00, 이00, 박00, 남00, 채00, 이00, 이00, 이00, 김00, 장00, 김00, 이00, 정00, 송00, 김00, 김00, 김00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1. 장00, 고00, 김00, 이00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강남 더샵 포레스트 및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 각 입주자 모집공고
1. 각 수사보고(압수한 USB 메모리와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 관련, 피의자 장00이 공증 대행한 추가 공증서류 첨부 보고)
1. 공증 파일, 공증비, 부동산 리스트, 공증서류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구 주택법(2015. 12. 29. 법률 제136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6조 제2호, 제41조의2 제1항 제2호(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양형의 이유
주택법상 신축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즉 분양권의 전매를 일정 기간 금지하는 것은 신축 아파트가 적정한 가격으로 실수요자에게 제대로 공급되게 함으로써 부동산 투기의 과열을 억제하고 국민의 주거안정과 주거수준의 향상을 도모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어 전매가 제한된 신축아파트의 경우, 일반적인 시세가 분양가보다 높게 형성되어 웃돈을 붙여 불법적으로 거래된다는 점을 악용하여 그 분양권의 전매를 알선함으로써, 부동산의 투기와 그로 인한 아파트의 가격 폭등을 조장하여 선의의 실수요자들에게 간접적인 피해를 입히고 국민의 건전한 근로의식을 저해하는 등 사회적인 해악이 매우 커서 엄하게 벌할 필요가 있다. 또한, 피고인은 전문적으로 분양권 전매를 알선하여 그 횟수가 상당히 많을 뿐만 아니라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하여 메뉴얼과 허위의 진술서 등을 준비하는 등 치밀한 계획까지 세우는 등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지능과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열람 결과, 매도자와 매수자간 공증서류 작성을 통해 총 100세대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분양권 전매행위에 개입한 행위로 실형에까지 처해진 사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로부터 얼마 후 전매금지 기간 중 분양권을 불법 매도하였다는 乙이라는 의뢰인과 상담하던 중, 공교롭게도 乙이라는 의뢰인 역시 위에서 언급된 장 사무장을 통해 분양권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이 의뢰인은 장 사무장의 공증을 거쳐 자신의 분양권을 매도했는데, 장 사무장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자신의 공증서류가 발견되면서 수사기관의 조사를 앞두고 있으며, 이 의뢰인의 매도 분양권은 위 판결에서 언급된 서울 강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 소재한 것이었다. 결국, 판결에 언급된 거래 이외에도 장 사무장의 추가적인 범행이 존재함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공증을 매개로 수백 건 이상되는 불법 분양권 거래행위를 주도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공증서류가 분양권 불법전매과정에 많이 동원되고 있는데, 이는 과거의 패턴과 다소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전매금지 기간 내에 합법적인 명의변경이 불가능한 점을 감안하여 거액을 투자한 매수자 보호장치 차원에서, 매도자를 채무자, 분양회사를 제3채무자로 하여 매수자가 분양권 처분금지가처분이나 분양권 채권가압류신청이라는 법적 절차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만약 수사기관이 제3채무자에 해당하는 분양회사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전매금지 기간 내에 이루어진 가처분, 가압류 사례를 적발할 경우(실제로 이런 식의 적발사례가 적지 않았다), 매수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자칫 전매금지 기간 내에 이루어진 전매행위를 자인하는 자충수로 둔갑할 우려가 있었다. 그 때문인지 최근 들어서는, 단속의 빌미가 되는 가처분, 가압류신청 대신 장 사무장 사건처럼 거액의 금전채권채무를 약정하는 공증서류 작성의 방법으로 매도자의 이행을 담보하는 방법이 대세인 듯하다. 범법행위의 진화를 보는 듯하여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참고로, 전매금지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① 형사처벌은 물론, ② 분양회사(주체)에 게 분양권을 환수당할 수 있으며 이는 전매금지 기간 이후에 선의로 분양권을 전전매수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보호받을 수 없는 근본적인 하자로 작용할 수 있는데다가( “선의의 제3자는 보호될 수 있다”는 규정을 주택법 관련규정에서 두고 있지 않기 때문), ③ 불법거래이다보니 명의변경을 위한 법적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는 등, 금지 기간 내의 분양권 매수는 법적으로 매우 위험하면서도 투자수익 차원에서 기대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상-



★ 주택법 제64조(주택의 전매행위 제한 등)
① 사업주체가 건설·공급하는 주택 또는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입주자로 선정되어 그 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자격·지위 등을 말한다. 이하 같다)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0년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이 지나기 전에는 그 주택 또는 지위를 전매(매매·증여나 그 밖에 권리의 변동을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하되, 상속의 경우는 제외한다. 이하 같다)하거나 이의 전매를 알선할 수 없다. 이 경우 전매제한기간은 주택의 수급 상황 및 투기 우려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지역별로 달리 정할 수 있다.
1. 투기과열지구에서 건설·공급되는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2.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및 그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다만, 「수도권정비계획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수도권(이하 이 조에서 "수도권"이라 한다) 외의 지역으로서 투기과열지구가 지정되지 아니하거나 제63조에 따라 지정 해제된 지역 중 공공택지 외의 택지에서 건설·공급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및 그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는 제외한다.
3. 수도권의 지역으로서 공공택지 외의 택지에서 건설·공급되는 주택 또는 그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다만, 제57조제2항 각 호의 주택 또는 그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는 제외한다.
②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 입주자로 선정된 자 또는 제1항제2호 및 제3호에 해당하는 주택을 공급받은 자의 생업상의 사정 등으로 전매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다만, 제1항제2호 및 제3호에 해당하는 주택을 공급받은 자가 전매하는 경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업주체가 지방공사인 경우에는 지방공사를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가 그 주택을 우선 매입할 수 있다.
③ 제1항을 위반하여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의 전매가 이루어진 경우, 사업주체가 이미 납부된 입주금에 대하여 「은행법」에 따른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이자율을 합산한 금액(이하 "매입비용"이라 한다. 이 조에서 같다)을 그 매수인에게 지급한 경우에는 그 지급한 날에 사업주체가 해당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보며, 제2항 단서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을 우선 매입하는 경우의 매입비용에 관하여도 이를 준용한다.

★ 동법 제101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1조의2제1항을 위반하여 조합업무를 대행하게 한 주택조합, 주택조합의 구성원 및 조합업무를 대행한 자
2. 제64조제1항을 위반하여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또는 주택을 전매하거나 이의 전매를 알선한 자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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