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경매 투자자들은 현장에서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경매 부동산의 점유자나 채권자와의 만남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나 경매 물건에 정통한 입장에 있는 사람과의 ‘만남’은 투자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얘기해보면 뜻밖의 고급정보나 경매의 숨은 함정을 알아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감(感)만을 믿고 투자에 나서기보다 다양한 관계자를 만나봄으로써 돈 되는 정보를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진짜 경매 프로들은 값싸게 경매물건을 낙찰 받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돈 되는 물건을 발굴해 내는 것이라 여긴다. 이제 경매는 기본적인 지식만 갖추면 웬만한 물건의 권리분석은 혼자서도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숨겨진 우량물건을 고르려면 임장에서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탐문을 통해 부동산의 가치를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투자 물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진흙 속 진주를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한 셈이다.
경매 입찰 시 탐문을 위해 만나야 할 사람들은 다양하다. 우선 지역의 부동산을 가장 잘 아는 현지 전문가 부류와 채권자 등 필수적으로 만나야 할 경매의 멘토 들이다. 이들로부터 기본적인 물건분석과 함께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입찰 전후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서류상에 나타나지 않는 하자 외에도 경매를 통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경매 입찰에 관한 모든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이해 관계자로부터 고급정보 얻는다
입찰 전 만나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경매의 이해관계자들이다. 굳이 채무자를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을 만나면 값싸게 매입 가능한 경매 매물정보는 물론 경매 부동산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소유자를 만나면 경매에 넘겨진 억울한 사연(?)과 함께 채무금액 정도에서 싸게 살 수 있는 경매물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굳이 복잡한 경매과정을 거치느니 급매가 수준으로 값싸게 매입할 협상력이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경매의 임차인도 입찰 전 굳이 속 썩이는 이해관계인으로 여겨진다. 매수 후 명도에 따르는 이사비 정도만 감안하면 가장 나중에 만나고 싶은 사람 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입찰 전 이들을 만나보면 경매에 따르는 내역과 중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그 중 경매 취소∙취하 상황, 채무자의 재정상황, 명도 저항성, 입찰 예정자 방문에 따르는 예상 경쟁률, 경매 부동산의 개보수 내역과 인테리어 상황까지 알아낼 수 있다.
법원의 경매계장도 한번은 만나봐야 할 사람이다. 경매계는 부동산 경매사건의 입찰서부터 경매가 마무리될 때까지 총괄하는 법원의 경매 담당부서이다. 경매계장으로부터 경매 진행 여부와 입찰참가 서류, 매각결정내용과 같은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경매물건의 하자, 매각결정내용 등을 체크할 수 있다. 특히 특별매각조건이나 각종 자격증명, 주무관청의 허가와 같은 입찰에 중요한 사항은 반드시 질의 후에 입찰을 결정해야 한다.
경매 대상 부동산의 이웃과 관리인을 만나 대화해보면 낙찰에 따르는 사후처리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 쉽다. 대체로 경매 부동산은 부재 중이거나 일부러 방문을 꺼리기 때문에 이웃 주민들을 별도로 만나보는 게 좋다. 이웃 주민으로부터 임차인의 점유 사실과 현황을 살펴보는 게 좋다. 부동산의 관리사무소에 들러 관리비 연체여부와 함께 점유 현황, 주택의 관리상태, 폐문부재 여부 등을 1~2회 체크하는 편이 안전하다.
금융권 채권담당자나 경매 신청채권자를 만나보면 경매 부동산을 낙찰 받을 때 알아둬야 할 여러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특히 경매 부친 채권관리 담당자는 경매 부동산에 대한 특수권리와 물건의 함정, 경매 부동산의 소송내용 등을 꿰뚫고 있다. 이들을 만나보면 의외로 쉽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경매 채권자 또한 채무자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해당 부동산의 가치나 시세, 채무자와 임차인의 현황을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
지역 전문가 부류를 만나라
현지 공인중개사는 지역 부동산전문가이다. 경매 부동산과 지역 개발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누구보다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만나 볼 필요가 있다. 매매가, 대기하는 매도 물량과 매물의 희소성, 급매물 가격, 전세시세, 지역 주택시장 분위기를 고루 알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한두 군데만 들리면 잘못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시세조사를 할 때는 적어도 세 군데 이상 중개업소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인근 영업자나 오래된 거주자를 만나 탐문하면 경매 부동산의 투자성 등 전체적인 지역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상가의 경우 한 지역에서 수년간 영업한 주변 영업자들은 지역 사정에 정통하다. 인근 상인들과 충분한 시간 갖고 얘기하면 최근 영업환경 권리금 수준, 배후 상권 성숙도 등을 알아내기 쉽다. 5~10년 업력을 쌓은 터줏대감 영업자는 그 지역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이기 때문에 입찰 전 반드시 만나보는 게 유리하다.
자치구와 지역 주민센터를 방문해 확인할 것도 있다. 부동산의 건축 용도변경, 수용∙형질변경과 같은 중요한 인허가사항에 대해 입찰 전 담당 공무원을 만나보는 게 좋다. 용도를 변경하거나 증∙개축할 경우 공무원으로부터 정보를 얻어야 추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주민센터의 전입세대 열람은 전입일자의 숫자가 하루만 잘못 적혀 있어도 대항력이 있는 세입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직접 확인해 볼 필요하다.
여러 사람을 만나되 그들의 말을 맹신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예를 들어 시골 땅이나 농가주택을 알아보기 위해 탐문할 경우 지역 이장이나 인근 주민들은 잘못된 정보를 흘리기도 한다. 시골 부동산은 주민들끼리 다 알고 있는 데다 혈연으로 맺어져 있기도 하기 때문에 경매 투자자에게 불리하거나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 일부 경매 주택의 채무자나 임차인이 입찰자에게 거짓정보를 흘리기도 하는 데 이는 본인이 싸게 낙찰 받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사람을 만나 탐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경매의 물건분석 과정인 셈이다. 부동산의 함정을 발견하고 나아가 우량 물건을 찾아내려면 사람을 만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경매의 이해관계인과 지역 전문가들로부터 탐문을 많이 할수록 투자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경매 부동산에 대해 여러 부류 사람을 만나보면 부가적으로 얻는 투자정보가 많아진다. 탐문만 잘해도 60~70% 정도 경매 물건분석이 해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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