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숭실대-과학기술정보연구원 공동연구팀 4천857만개 논문 분석
인용지수 높으면 좋은 논문? 학술지 내부거래로 뻥튀기 포착
많이 인용되면 우수 논문으로 인식되는 점을 악용해 의도적으로 부실 학술지가 서로 인용하며 인용지수를 높인 정황이 포착됐다.

포항공대(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물리학과 정우성 교수·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 연구소 유택호 박사, 숭실대 AI융합학부 윤진혁 교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박진서·이준영 박사 공동연구팀은 학술지 출판사가 내부거래를 통해 조직적으로 논문 인용을 부풀린 의혹을 파악했다고 31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1996년부터 2018년까지 스코퍼스(SCOPUS·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에 등재된 4천857만9천504개의 논문과 27만7천218개의 학술지, 2천714개의 출판사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의도적으로 인용을 부풀린 정황이 있는 학술지 766개를 포착했다.

이런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수준이 높지 않음에도 다른 논문에 인용돼 인용지수가 높았다.

부실 학술지 20%가 같은 출판사에서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일부 출판사가 여러 개의 학술지를 내면서 '내부자 거래'를 통해 논문을 서로 인용하면서 성과를 부풀린 셈이다.

연구팀은 논문 질적 평가 척도인 인용지수가 부정행위를 할 수 있는 양적 지표로 전락했다고 해석했다.

또 학술지뿐만 아니라 출판사를 중심으로 검증하고 분석해 연구자에게 부실 학술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인포메트릭스'에 최근 실렸다.

정우성 교수는 "일부 나쁜 학자들이 전체 시스템을 흔들고 있어 선량한 다수 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부실 학술지와 출판사를 선별하고 조치해야 한다"며 "양적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용지수 높으면 좋은 논문? 학술지 내부거래로 뻥튀기 포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