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시설이면서 전혀 달라" 청와대 개방계기로 활성화 모색
청와대 안 홍보부스·공동마케팅 추진…여야 도지사 후보도 약속

지난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가 일반에 개방됐다.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상춘제, 북악산 등산로까지 모두 관람이 가능해지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쏠렸다.

개방 2주일 만에 관람객 40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그러나 충북도 입장에서는 이 같은 국민들의 관심이 달가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로 불리며 충북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은 청주시 문의면 소재 청남대 인기가 시들해질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1983년 건설된 청남대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사용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일반에 개방돼 충북도로 관리권이 넘어왔다.

대통령이 쓰던 비밀스러운 공간이라는 희소성은 청남대 인기의 한 축이었다.

이런 가운데 더 비밀스러운 청와대가 개방됐으니 충북도의 우려는 당연하다.

물론 두 시설의 성격이 다르고, 대청호 등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청남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연계 효과를 낸다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에 충북도는 청와대와 상생을 통한 청남대의 재도약을 준비한다.

30일 충북도에 따르면 청남대에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8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과 지난해 관람객은 20만명대로 급감했다.

청와대 개방이라는 변수를 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충북도는 청남대 홍보부스나 영상물 등을 청와대 안에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두 시설의 공동 마케팅도 구상 중이다.

패키지 관광을 통한 요금 할인이나 스탬프 투어, 사진인증 챌린지, 공동 굿즈 개발 및 기념품숍 운영 등이다.

기회가 된다면 전시물을 상호 교류하는 특별 기획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밖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활용한 역사교육 프로그램 운영, 야외 상설공연장 운영, 꽃 군락지 포토존 조성, 청남대 탐방로 걷기대회 개최, 근·현대사 학술 심포지엄 개최 등 자체 활성화 방안도 추진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청와대와 청남대는 유사하면서도 다른 공간"이라며 "두 시설을 연계한 관광 활성화를 통해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에 나선 충북지사 후보들도 저마다의 공약으로 청남대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는 대청호, 속리산 상수원을 활용한 자연친화적 관광랜드를 조성하는 한편 청남대 관광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과 대청호 규제 완화를 통한 수변 관광 활성화를 활로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후보는 청남대 호반 경관을 활용한 국가생태탐방로 조기 조성을 통해 새로운 관광 명소·랜드마크로 만들고, 대청호를 자연과 인간이 공감하는 생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