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리스크 관리하면서 사업 영역 확장해야"
올해 증권사 영업이익 급감 전망…'1조 클럽' 5곳→3곳
작년 증시 호황으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던 증권사들의 올해 실적이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1조 클럽'에서 밀려나는 증권사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작년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올해 합산 연간 영업이익은 24%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곳의 합산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6조8천180억원에 달했으나, 올해 전망치는 5조2천58억원으로 작년보다 1조6천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기업공개(IPO) 등 전통 IB(기업금융) 시장도 위축하는 데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 운용 평가 손실까지 늘어나면서 증권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하향 중이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미래에셋(1조2천345억원), 한국금융지주(1조3천480억원), NH투자증권(1조478억원), 삼성증권(1조264억원), 키움증권(1조166억원) 등으로 5개사 모두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증시 침체에 따른 이익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3개월 사이 미래에셋증권(11.16%)을 제외하면 키움증권(-22.11%), 한국금융지주(-14.62%), 삼성증권(-9.98%), NH투자증권(-5.43%) 등의 영업이익 눈높이가 모두 낮아졌다.

특히 NH투자증권(8천870억원·전년 대비 31.4% 감소), 삼성증권(9천240억원·29.4% 감소), 키움증권(9천38억원·25.2% 감소) 등은 1조원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메리츠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조56억원으로 전년보다 6%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로 '1조 클럽'에 입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1조 클럽' 증권사가 5개에서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메리츠증권 등 3개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시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증권사 실적은 수익 다변화에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따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및 해외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IPO 대어들이 상장을 철회하는 등 IB부문에서도 성장성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실적 성장을 이뤘던 부동산 PF 역시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시장이 위축할 수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은 이전에는 주식 중개 수수료에 의존해 시장 환경에 100% 연동됐다면, 이제는 IB, 트레이딩, 자산관리 등으로 비즈니스 영역이 다변화하고 있어 시장 환경에 영향받는 수준이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환경이 안 좋을 때 리스크 관리를 얼마나 잘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지에 따라 앞으로 증권사 실적이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이어 증권사들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추가 상승을 위해 제도 변화와 함께 성장 여력이 주목되는 퇴직연금 시장, 해외 신시장 진출을 통한 고객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