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으로부터 수사 상황을 알아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수백만원을 건네받은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사청탁과 함께 200만원 받은 경찰관 항소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수원고법 형사3부(김성수 부장판사)는 A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200만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16년 지인 B씨로부터 "외삼촌이 화재로 사망했는데 타살 사건인지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자 "조사를 철저히 하도록 해주겠다"며 담당 경찰서 서장에게 인사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B씨에게서 2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검찰의 수사 지휘로 추가 수사 등이 이뤄지다가 2019년 1월 내사 종결됐다.

B씨는 2020년 1월 다른 금전 관계로 갈등을 빚던 A씨를 찾아가 "삼촌 일로 돈을 줬는데, 아무 것도 도움이 된 것이 없다"고 항의하고, 같은 해 5월 A씨를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경찰 공무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2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불가매수성과 공정성,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형 부당 사유는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이라며 "비록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나, 증거관계를 고려했을 때 이를 원심의 형을 감경할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경찰은 사건이 불거지자 A씨를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