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스테이트 팜'은 최근 성 정체성 및 동성애에 관한 아동도서를 학교·도서관 등에 보급하는 비영리단체 '젠더쿨 프로젝트'(GenderCool Project)와의 파트너십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스테이트팜은 보수 성향의 비영리단체 '컨슈머스 리서치'(Consumer's Research)가 이번 주 초 온라인에 공개한 문건 때문에 곤혹을 치른 후 이 결정을 내렸다.
이 문건은 스테이트팜이 지난 1월 에이전트와 사무직원들에게 "5세 이상 어린이 전용 3권짜리 도서세트를 공립 학교와 도서관에 기부할 550명을 찾는다"며 보낸 사내공문이라고 시카고 트리뷴은 보도했다.
컨슈머스 리서치는 이들 도서에 대해 "5살짜리 어린이들을 목표로 한 동성애 교육서"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스테이트팜은 지난 24일 "젠더쿨과의 협력관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는 공지문을 띄우고 "성 정체성에 관한 대화는 가정에서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학교 교과 과정으로 다뤄지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반발하자 스테이트팜은 지난 26일 다시 성명을 통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해서도 또 다른 지원 방안을 계속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다독였다.
그러나 스테이트팜 본사가 있는 일리노이주의 민주당 소속 정치인 등이 27일 젠더쿨 프로젝트 지원 철회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일리노이주 최초의 공개적 동성애자 주상원의원인 마이크 사이먼스는 "스테이트팜이 보수 진영의 편협한 여론에 밀려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성 정체성 교육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성소수자 권리 옹호단체들과 진보 진영은 "유아기부터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보수 진영은 "동성애를 조장하는 교육"이라며 반대한다.
공화당 소속 론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3월 최소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교실에서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관한 토론을 금하는 '자녀 교육에 관한 부모의 권리'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성소수자 그룹은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Don't Say Gay) 법"이라고 반발했다.
1922년 일리노이주 블루밍튼에 설립된 스테이트팜은 포춘이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순위 42위에 올라있다.
1976년부터 2011년까지 36년간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스테이트 팜 클래식'을 후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