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강화해야 하지만 크게 우려할 상황 아냐"
아직은 확진자 증가 추세…각국 방역 대책 강화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럽·북미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억제 가능한 바이러스라며 과민 반응을 경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실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 감염 대응국장은 24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의 전파 수준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경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억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숭이두창에 대한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이미 있다고 강조하며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지는 말자"고 부연했다.

WHO는 현재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새로운 예방백신 지침을 준비하고 있으며, 회원국들의 방역 지원을 위한 추가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WHO는 전날에도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이 된 아프리카 외 다른 지역은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특성과 전파력, 전파 양태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다만, 아직은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각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양새다.

WHO는 이날 기준으로 19개국에서 237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으나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슬로베니아·체코 등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는 등 전파 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일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된 영국의 경우 확진 건수가 이날만 15건 늘어 총 71건이 됐다.

여기에는 스코틀랜드 첫 확진 사례가 포함돼 있다.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스페인도 이날 11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 수가 48명으로 증가했다.

각국의 방역 경계 태세도 점점 강화되는 모양새다.

독일 보건당국은 이날 원숭이두창 감염자나 밀접 접촉자의 경우 최소 21일간 자가격리를 권고했다.

아울러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해 4만 회분의 백신을 주문한 상태다.

프랑스·덴마크 보건당국도 원숭이두창 감염자와 접촉한 성인과 의료진의 백신 접종을 권고하기로 했다.

영국은 의료진과 밀접 접촉자 등에게 지난주부터 백신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도 오는 30일 백신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 천연두와 유사한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특별한 백신은 없지만 천연두 백신으로 85% 보호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