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는 "폭발 사고가 난 에쓰오일은 모든 공장 안전 점검 후 정기보수에 나서라"고 25일 밝혔다.

노조는 이날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쓰오일은 폭발·화재 사고 발생 이튿날 사고 지점 옆 공장에 플랜트 노동자들을 투입했다"며 "그 시간 사고 지점에는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아 살수차가 쉴새 없이 물을 쏟아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불길이 솟는 화학공장에 안전대책 없이 하청 노동자들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제정신인가"라며 "현재도 에쓰오일 모든 현장에 정기보수가 진행 중이어서 플랜트 조합원 1천700여 명이 투입된 상황이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지난 23일에는 작업자가 가스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도 에쓰오일은 마스크를 쓰고 일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며 "플랜트 노동자 목숨은 두 개인 것인가"라고 따졌다.

노조는 에쓰오일 폭발·화재 사고에 대해선 "공장을 세우는 정기 보수 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공장 가동 시간을 늘려 이윤을 남기려는 욕심이 부른 참사다"며 "하루만 일찍 가동해도 천문학적 이윤이 남는 요즘 고유가 상황에서 원청이 공기 단축을 종용하는 것은 현장 노동자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체 파악한 현장 노동자들 진술을 토대로 "사고 당시 안전관리자 미배치, 사고 밸브에 가스 역류 방지를 위한 블라인드 미설치, 계약과 다른 배관 작업 지시, 원청 교대 시간 인계인수 미진 정황 등이 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는 지난 19일 오후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원·하청 노동자 9명이 다쳤다.

사고는 '알킬레이션'(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인 알킬레이트를 추출하는 공정)에서 발생했다.

이 공정에 사용된 부탄 드럼(소형 탱크) 밸브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