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석유가격 인상 등 문제점 지적…"에너지원 전환 필요"
필리핀도 원전으로 기우나…두테르테 "차기 정부 가동 검토해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퇴임을 한달 가량 앞두고 차기 정부를 상대로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5일 일간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이틀전 밤에 방영된 사전 녹화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두테르테는 우선 지속적인 화석 연료 사용에 의한 환경 오염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석유 가격 인상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유는 언젠가 고갈되기 때문에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원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가 원전 가동을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원전을 시작한 건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라면서 선친의 원전 정책을 계승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두테르테는 올해 2월 원전을 국가 전력원에 포함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내렸다.

두테르테는 행정명령을 통해 "원전은 비용 경쟁력이 있고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음달 30일 취임 예정인 마르코스 대통령 당선인도 원전 가동을 적극 검토중이다.

그는 지난 23일 주필리핀한국대사관 김인철 대사의 예방을 받고 바탄 원전 가동과 관련해 의견을 물었다.

마르코스는 김 대사와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기존 (바탄) 원전을 가동할지 아니면 새로 지어야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한국측의 자문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바탄 원전은 그의 선친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 시절인 1976년 착공에 들어가 1984년 거의 완공됐다.

발전용량이 620㎿(메가와트)에 달하며 건설 비용만 22억달러가 투입됐다.

하지만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고 마르코스 독재 정권이 무너지면서 가동이 무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