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가상화폐를 부적절하게 홍보한 혐의를 받는 공화당 매디슨 커손(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원 윤리위원회는 문제성 있는 가상화폐 홍보 활동과 의원실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 커손 의원을 둘러싼 2가지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렛츠 고 브랜던'이라는 가상화폐를 만든 개발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내일 우리는 달에 간다"고 썼다.

'렛츠 고 브랜던'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지난해 10월 미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 나스카(NASCAR)에서 우승자 브랜던 브라운을 인터뷰하던 NBC스포츠 기자가 '엿먹어라 조 바이든'(F**k Joe Biden)이라는 관중의 외침을 잘못 듣고 "'렛츠 고 브랜던'이라고 환호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한 데에서 유래했다.

커손 의원이 인스타그램에 해당 글을 올린 다음 날 브라운의 레이싱팀은 이 가상화폐가 팀의 주요 후원사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 영향으로 '렛츠 고 브랜던' 코인의 가격은 75%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나스카 측이 이 후원 계약을 거부하자 '렛츠 고 브랜던'의 가격은 급락했다.

한 투자자는 이 코인 투자자들이 허위정보로 가격을 띄운 뒤 팔아치우는 '펌프 앤드 덤프'(pump and dump) 수법을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커손 의원은 또한 의원실 직원에 무료로 주거를 제공하고 의회 규정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선물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윤리 조사는 동료 의원들이 수행하고 통상 더디게 진행되며 처벌을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고 WSJ은 지적했다.

게다가 커손 의원은 최근 공화당 경선에서 탈락해 이번 임기가 끝나면 의회를 떠나므로 윤리위의 조사도 종결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26세 청년인 초선 커손 의원은 기독보수주의와 남성성을 강조하는 극우 성향으로 공화당에서 떠오르는 스타였다.

하지만 총기를 갖고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적발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폭력배'라고 부르는 등 잇단 막말과 돌출행동으로 당내에서도 골칫거리가 됐다가 최근 당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에도 탈락했다.

미국의회 '가상화폐 부적절 홍보' 공화당 의원 조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