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43일만…"윤석열 정부 성공 뒷받침, 협치 위한 밀알 되겠다"
"의혹은 허위…사실과 별개로 국민 눈높이 부족 지적 수용"
정호영 자진사퇴…尹정부 장관후보자 두번째 낙마(종합2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며 후보자 사퇴를 선언했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는 4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지는 20일 만이다.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중에서는 지난 3일 자진 사퇴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번째 낙마 사례다.

정 후보자는 이날 밤 9시 30분께 복지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 자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수많은 의혹들이 허위였음을 입증했으나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되고 있고, 저도 그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제 다시 지역사회의 의료전문가로 복귀하여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이어 "저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의 결정을 통해 모든 감정을 풀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우리 모두가 세계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저를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윤석열 대통령과 대한의사협회, 그리고 모교 경북대학교와 저의 가족을 포함한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저의 부족함을 지적해 주신 많은 여야 정치인들과 언론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명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40년지기'로 알려졌던 정 후보자는 전문 의료인이자 2020년 초 대구 코로나19 사태 때 생활지원센터를 운영한 의료행정인으로서 코로나19 이후 의료·복지를 재정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을 지낸 시기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학하고 아들이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는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등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온가족 풀브라이트 장학금' 논란 속에 1호 낙마 사례가 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장관 후보자가 연속으로 '가족 특혜' 의혹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다만, 정 후보자는 사퇴 입장문에서도 자녀들과 관련된 편입학·병역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경북대학교와 경북대병원의 많은 교수들과 관계자들도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다수의 자리에서 자녀들의 편입학 문제나 병역 등에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음을 증명해줬다"며 "실제로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밝혀진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60여건의 해명자료를 내고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쏟아지는 특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으며 이어지는 사퇴 요구에도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20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인준안 처리 조건으로 정 후보자의 낙마를 거론해온 더불어민주당이 한 총리 인준안 처리에 협조하면서 정 후보자의 낙마가 기정사실화됐다.

한 총리 인준안 처리 이후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정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했고, 정 후보자는 결국 한 총리의 취임일인 이날 후보자직을 내려놓게 됐다.

그동안 보건복지부 장관이 각종 논란으로 조기 사퇴한 사례는 있었지만, 청문회 도입 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신분에서 낙마한 사례는 정 후보자가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