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가 진행성 데스모이드 종양(공격성 섬유종증)에서 이매티닙(제품명 글리벡) 단독요법 대비 백토서팁과 이매티닙 병용요법 비교시험을 자진 철회한다고 23일 밝혔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데스모이드 종양이 워낙 희귀병인데다 치료제 시장성이 낮다고 보고 주력 후보물질 임상에 더 집중하기 위해 임상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데스모이드 종양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아직 임상환자 모집 및 투약은 실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치료제 시장이 큰 암종에 우선해 백토서팁이 신속히 상용화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기로 최근 임상개발 전략을 수정했다”며 “진행성 데스모이드 종양은 장기 관찰이 필요한 암종으로 2028년도까지 임상 진행이 필요해 철회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의료 시장인 미국 기준, 1년에 발생하는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는 900~1500명 정도다. 미국에서 1년에 24만명 가까이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폐암에 비하면 0.06%에 불과하다. 시장성이 큰 암종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미다. 메드팩토는 이번에 철회한 임상을 제외하고서도 9개의 백토서팁 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메드팩토는 대장암을 대상으로 한 백토서팁과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3상 진입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메드팩토는 지난해 12월 미국 머크(MSD)로부터 키트루다를 무상 지원받아 대장암 글로벌 임상 3상에 나선다고 해 주목받았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재발성·불응성 대장암 환자들을 위한 3차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한 임상 3상 설계(프로토콜)를 현재 수정 중에 있다”며 “올 하반기에 임상시험계획(IND)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프로토콜 수정 기간이 길어지면서 당초 올 상반기로 계획했던 임상 3상 신청 일정이 연기됐다.

메드팩토는 이 외에도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백토서팁·화학요법(5FU, LV, 오니바이드) 병용요법 임상 2상, 백토서팁 단독 골육종 임상 1b·2상 진입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메드팩토는 피부독성과 간독성으로 사망 환자가 발생했던 비소세포폐암 임상2상(백토서팁·키트루다)은 현재 투약을 자진 중단한 상태다. 용량 변경안에 대한 자료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키트루다를 처방하기 위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인 'PD-L1' 양성률과 관계없이 1차 치료제를 목표로 진행하는 임상이다. 메드팩토 입장에선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 중 가장 큰 시장이 대상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약 19만명이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다. 키트루다는 PD-L1 발현이 50%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