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행복은 내일로 미루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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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프롤로그>
의료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사회 복지제도의 대중화로 100 세 시대를 호언장담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오늘 행복한 삶을 가꾸지 않는다면 막연한 100 세 시대의 행복은 무의미한 환상에 불과할 것이다. 영화 <더 파더(The father), 2020>에서 열심히 인생을 달려온 주인공이 어느 날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서 생의 마지막 터널에서 좌절과 외로움에 당황하게 된다. 100 세 시대의 함정에 빠져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달려가기보다는 지금의 삶을 소중히 즐기고 남에게 따뜻한 정을 베푸는 행동의 철학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화 줄거리 요약>
런던에 살고 있는 85세의 전직 엔지니어 안소니(안소니 홉킨스 분)는 건망증이 심해지면서 요양사가 시계를 훔쳐 갔다고 오해하며 의심을 하게 된다.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던 딸 앤(올리비아 콜맨 분)은 근심이 깊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곧 파리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딸에 대한 서운함과 불안감에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졌고 자신의 기억이 점점 사라지면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절규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함] <관전 포인트>
A.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는 장면은?
안소니는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면서 과거에 죽은 둘째 딸 루시가 살아있다고 믿기도 하고 혼자서 옷을 입기도 힘들어 앤이 도와주게 된다. 영화는 마치 알츠하이머 환자의 관점에서 보는 것 같이 구성되어 있다. 주변 인물들의 얼굴이 바뀌고 자신이 있는 공간이 집에서 또 요양원으로 변해가고 대화의 기억과 시간도 뒤섞이면서 망상과 환상,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장르적으로 마치 스릴러 작품처럼 편집된 느낌을 주면서 주인공의 흐려진 기억만큼 커지는 고통과 공포감을 공감하게 된다.
B. 딸이 아버지에게 크게 좌절하게 되는 사건은?
낯선 기억에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던 아버지는 딸이 평생 동안 노력해서 장만한 자신의 아파트를 노린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급기야 딸의 남자친구가 자신의 시계를 훔쳤다고도 생각한다. 또한 딸이 파리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러 떠나는 것이 자신의 간병이 힘들어 도망가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소외감을 느끼다가 점차 딸까지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자 앤은 결국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게 된다.
C. 영화 속 딸이 아픈 아버지를 떠나는 심증을 보여주는 오페라는?
평소 안소니가 즐겨듣던 오페라 <노르마의 아리아 카스타 디바(정열의 여신)>에서 드루이드 성지의 여사제가 로마 총독과 사랑에 빠져서 자신의 부족과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것은 앤이 아버지의 간병과 이혼 후 새롭게 만나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따라 해외로 가는 기로에서 느끼는 갈등의 심경을 나타내기도 한다.
D. 아버지의 마지막 여정은?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자 앤은 결국 아버지를 요양원에 입원시키고 자신은 파리로 떠나게 된다. 낯선 요양원에서 아버지는 간호사에게 "마치 나는 모든 잎을 잃어버린 나무와 같다. 가지와 바람 그리고 비까지. 누가 와서 나 좀 데려가 줘"라며 어린애처럼 엄마를 찾으며 울지만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급격한 고령화 시대로 가면서 우리 자신도 겪을 수 있는 안타까운 모습에 깊은 애환을 느끼게 된다.
E. 안소니가 요양원 창문을 통해 내다본 마지막 장면은?
안소니는 자신의 방 창문에 기대어 서서 밖에서 공을 가지고 노는 어린 소년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면서 마치 자신이 과거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환한 웃음을 띤다. 쉘 실버스타인의 그림책<아낌 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에서처럼 인간도 하나의 나무처럼 가지를 뻗고 열매를 거두며 푸르름을 유지하지만 언젠가는 모든 것이 떨어지고 앙상한 나무 그루터기만 남는 자연의 순환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에필로그>
최근 수년간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심지어 유족들은 화장을 한 후에야 장례식에 참석하는 비통함을 겪기도 했다. 막연한 미래에 기대어 오늘의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작은 행복을 가꾸며 살아가야 한다. 영화 속 요양원 간호사는 슬퍼하는 안소니에게 " 날씨가 화창할 때 외출을 해야 해요, 날씨가 이렇게 좋은 건 오래 안 가잖아요?"라며 아직 살아있는 지금을 향유하라고 권한다. 5월의 신록은 너무나도 푸르르고 아름답다. 지금 살아있음을 만끽하라, 행복은 내일로 미루는 것이 아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의료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사회 복지제도의 대중화로 100 세 시대를 호언장담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오늘 행복한 삶을 가꾸지 않는다면 막연한 100 세 시대의 행복은 무의미한 환상에 불과할 것이다. 영화 <더 파더(The father), 2020>에서 열심히 인생을 달려온 주인공이 어느 날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서 생의 마지막 터널에서 좌절과 외로움에 당황하게 된다. 100 세 시대의 함정에 빠져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달려가기보다는 지금의 삶을 소중히 즐기고 남에게 따뜻한 정을 베푸는 행동의 철학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화 줄거리 요약>
런던에 살고 있는 85세의 전직 엔지니어 안소니(안소니 홉킨스 분)는 건망증이 심해지면서 요양사가 시계를 훔쳐 갔다고 오해하며 의심을 하게 된다.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던 딸 앤(올리비아 콜맨 분)은 근심이 깊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곧 파리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딸에 대한 서운함과 불안감에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졌고 자신의 기억이 점점 사라지면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절규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함] <관전 포인트>
A.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는 장면은?
안소니는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면서 과거에 죽은 둘째 딸 루시가 살아있다고 믿기도 하고 혼자서 옷을 입기도 힘들어 앤이 도와주게 된다. 영화는 마치 알츠하이머 환자의 관점에서 보는 것 같이 구성되어 있다. 주변 인물들의 얼굴이 바뀌고 자신이 있는 공간이 집에서 또 요양원으로 변해가고 대화의 기억과 시간도 뒤섞이면서 망상과 환상,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장르적으로 마치 스릴러 작품처럼 편집된 느낌을 주면서 주인공의 흐려진 기억만큼 커지는 고통과 공포감을 공감하게 된다.
B. 딸이 아버지에게 크게 좌절하게 되는 사건은?
낯선 기억에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던 아버지는 딸이 평생 동안 노력해서 장만한 자신의 아파트를 노린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급기야 딸의 남자친구가 자신의 시계를 훔쳤다고도 생각한다. 또한 딸이 파리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러 떠나는 것이 자신의 간병이 힘들어 도망가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소외감을 느끼다가 점차 딸까지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자 앤은 결국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게 된다.
C. 영화 속 딸이 아픈 아버지를 떠나는 심증을 보여주는 오페라는?
평소 안소니가 즐겨듣던 오페라
D. 아버지의 마지막 여정은?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자 앤은 결국 아버지를 요양원에 입원시키고 자신은 파리로 떠나게 된다. 낯선 요양원에서 아버지는 간호사에게 "마치 나는 모든 잎을 잃어버린 나무와 같다. 가지와 바람 그리고 비까지. 누가 와서 나 좀 데려가 줘"라며 어린애처럼 엄마를 찾으며 울지만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급격한 고령화 시대로 가면서 우리 자신도 겪을 수 있는 안타까운 모습에 깊은 애환을 느끼게 된다.
E. 안소니가 요양원 창문을 통해 내다본 마지막 장면은?
안소니는 자신의 방 창문에 기대어 서서 밖에서 공을 가지고 노는 어린 소년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면서 마치 자신이 과거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환한 웃음을 띤다. 쉘 실버스타인의 그림책<아낌 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에서처럼 인간도 하나의 나무처럼 가지를 뻗고 열매를 거두며 푸르름을 유지하지만 언젠가는 모든 것이 떨어지고 앙상한 나무 그루터기만 남는 자연의 순환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에필로그>
최근 수년간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심지어 유족들은 화장을 한 후에야 장례식에 참석하는 비통함을 겪기도 했다. 막연한 미래에 기대어 오늘의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작은 행복을 가꾸며 살아가야 한다. 영화 속 요양원 간호사는 슬퍼하는 안소니에게 " 날씨가 화창할 때 외출을 해야 해요, 날씨가 이렇게 좋은 건 오래 안 가잖아요?"라며 아직 살아있는 지금을 향유하라고 권한다. 5월의 신록은 너무나도 푸르르고 아름답다. 지금 살아있음을 만끽하라, 행복은 내일로 미루는 것이 아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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