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31년째 '한끼' 나누는 청주 성빈첸시오 급식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991년부터 시청 등에 손 벌리지 않고 후원금으로 운영해
코로나 이후 도시락 제공…노인 등 100만명 배고픔 달래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있는 천주교 빈첸시오회관 앞에는 금요일 점심때마다 허름한 행색의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선다.
공짜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다.
천주교 평신도 모임인 '성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청주교구 이사회(이하 이사회)는 1991년 이곳에 급식소를 차린 뒤 31년째 배고픈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5월 이후 급식소 운영이 중단됐지만, 올해 들어 다시 문을 열고 한 끼 나눔을 재개했다.
방역을 고려해 요즘은 미리 도시락을 준비해 나눠주는 형태다.
지난 20일 급식소에서는 이덕희 회장과 봉사자 4명이 60인분의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분주히 몸을 움직였다.
메뉴는 쌀밥에 메추리알 장조림, 배추 시래깃국, 호박무침, 두유다.
도시락을 받아드는 이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음식을 준비할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고 봉사자들은 즐거워했다.
오전 11시 급식소 문이 열리자 주변을 서성이던 노인들이 건물 앞에 모여들었다.
대부분은 형편이 어렵거나 집에서 혼자 식사를 챙겨야 하는 홀몸노인들이다.
이 회장은 건물 앞에 나와서 오랜 이웃을 맞이하듯 환한 미소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배식 10분도 안 돼 이날 준비한 도시락은 모두 동이 났다.
박경숙 사무장은 "60인분의 도시락을 준비하지만, 오늘처럼 물량이 모자라면 급식소에 있는 라면이라도 추가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순서가 밀려 도시락을 받지 못하는 노인이 없도록 따로 챙긴다는 얘기다.
한 노인은 "음식을 받아 갈 때마다 감사함을 느낀다"고 고마워했다.
급식소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청주교구를 후원하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내놓는 돈으로 충당한다.
정부나 시의 지원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회원의 정성으로 꾸려가는 중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매일 오전 11시 급식소를 열어 하루 150명에게 끼니를 제공했다.
박 사무장은 "한해 3만7천 명이 다녀간 것으로 미뤄보면 지금껏 급식 인원은 어림잡아 1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숙인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급식소를 찾다 보니 경찰들이 찾아와 수배자의 행방을 묻기도 했었다"며 웃지 못할 일화도 소개했다.
이곳을 거쳐 간 봉사활동자의 숫자도 수천 명에 달한다.
봉사활동을 하려는 젊은 세대를 찾아보기 힘든 팍팍한 현실 속에서 30년 넘게 봉사활동을 이어간다는 차영숙 씨의 말은 가슴을 울린다.
차씨는 "오랫동안 봉사하다 보니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이 집안일보다 더 중요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에 힘든 줄 모른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회장은 "급식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시는 천사 같은 분들이 너무 많다"며 "앞으로도 나눔을 이어가겠지만, 더 큰 바람은 무료급식을 필요로하는 이웃이 없도록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코로나 이후 도시락 제공…노인 등 100만명 배고픔 달래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있는 천주교 빈첸시오회관 앞에는 금요일 점심때마다 허름한 행색의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선다.
공짜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다.
천주교 평신도 모임인 '성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청주교구 이사회(이하 이사회)는 1991년 이곳에 급식소를 차린 뒤 31년째 배고픈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5월 이후 급식소 운영이 중단됐지만, 올해 들어 다시 문을 열고 한 끼 나눔을 재개했다.
방역을 고려해 요즘은 미리 도시락을 준비해 나눠주는 형태다.
지난 20일 급식소에서는 이덕희 회장과 봉사자 4명이 60인분의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분주히 몸을 움직였다.
메뉴는 쌀밥에 메추리알 장조림, 배추 시래깃국, 호박무침, 두유다.
도시락을 받아드는 이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음식을 준비할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고 봉사자들은 즐거워했다.
오전 11시 급식소 문이 열리자 주변을 서성이던 노인들이 건물 앞에 모여들었다.
대부분은 형편이 어렵거나 집에서 혼자 식사를 챙겨야 하는 홀몸노인들이다.
이 회장은 건물 앞에 나와서 오랜 이웃을 맞이하듯 환한 미소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배식 10분도 안 돼 이날 준비한 도시락은 모두 동이 났다.
박경숙 사무장은 "60인분의 도시락을 준비하지만, 오늘처럼 물량이 모자라면 급식소에 있는 라면이라도 추가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순서가 밀려 도시락을 받지 못하는 노인이 없도록 따로 챙긴다는 얘기다.
한 노인은 "음식을 받아 갈 때마다 감사함을 느낀다"고 고마워했다.
급식소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청주교구를 후원하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내놓는 돈으로 충당한다.
정부나 시의 지원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회원의 정성으로 꾸려가는 중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매일 오전 11시 급식소를 열어 하루 150명에게 끼니를 제공했다.
박 사무장은 "한해 3만7천 명이 다녀간 것으로 미뤄보면 지금껏 급식 인원은 어림잡아 1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숙인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급식소를 찾다 보니 경찰들이 찾아와 수배자의 행방을 묻기도 했었다"며 웃지 못할 일화도 소개했다.
이곳을 거쳐 간 봉사활동자의 숫자도 수천 명에 달한다.
봉사활동을 하려는 젊은 세대를 찾아보기 힘든 팍팍한 현실 속에서 30년 넘게 봉사활동을 이어간다는 차영숙 씨의 말은 가슴을 울린다.
차씨는 "오랫동안 봉사하다 보니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이 집안일보다 더 중요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에 힘든 줄 모른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회장은 "급식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시는 천사 같은 분들이 너무 많다"며 "앞으로도 나눔을 이어가겠지만, 더 큰 바람은 무료급식을 필요로하는 이웃이 없도록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