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함 출몰·인공섬 군사화' 추진에 긴장 고조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3곳의 섬에 군 기지를 구축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南沙>·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의 섬 3곳에 군 기지를 구축하는 작업을 이번주에 완료했다.
이번 조치는 자국 영해에서 선박의 동향을 감시하고 해상 안전 및 환경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아르테미오 아부 필리핀 해양경비대장은 밝혔다.
그는 "군 기지에는 해안경비대가 배치되고 통신 장비가 들어선다"면서 "병력 규모는 밝힐 수 없지만 이제까지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군 기지가 설치된 섬은 국제적으로 웨스트요크(West York), 난산(Nanshan), 노스이스트 케이(Northeast Cay)라고 불리는 3곳이다.
앞서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이들 섬 주변에 영역 표시용으로 항해용 부표를 설치했다.
필리핀과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2일에는 스카보러 암초(필리핀명 바조데만신록) 인근에서 중국 해양순시선 한 척이 순찰 임무 중이던 필리핀 해양경비정에 가까이 따라 붙어 긴장이 고조돼었다.
당시 필리핀 정부는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중국은 또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용으로 기지화하는 작업을 계속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 아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3월말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 중 최소 3곳을 완전히 군사화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외에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는 중국의 주장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은 2002년 남중국해에서 무력 분쟁을 막기 위한 '행동선언'(DOC)을 채택한 뒤 구속력 있는 이행 조약인 '행동준칙'(COC) 제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재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이유로 협상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