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해외재산 보유 간부들 승진금지…美 제재에 대비"
"中공산당, 고위간부 가족의 해외 부동산·주식 보유 전면금지"
중국 공산당이 배우자 또는 자녀가 해외에 많은 재산을 보유한 당 간부들의 승진을 막을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러한 조치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고위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향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 가능성에 대비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중앙조직부가 지난 3월 공지한 내부 지침에 따르면 장관급 고위 인사의 배우자와 자녀는 해외 부동산이나 해외 기업 주식 보유가 전면 금지된다.

고위 간부와 그 직계 가족은 해외 근무나 유학 등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해외 금융기관에 계좌도 개설할 수 없다.

새 규정에 따르기 위해 당 고위 간부들이 해외 기업들의 주식을 팔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중국의 고위 관리들은 새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서에 반드시 서명해야 한다.

이번 명령은 해외 금융에 노출된 고위 관리들이 러시아처럼 미국과 다른 서방 강국의 제재를 부과받을 경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지난 1월 시 주석은 공개 석상에서 "지도자급 고위 간부들은 가족의 규율과 윤리에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며 "배우자와 자녀를 적절하게 관리해 모범을 보여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아울러 올해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할 시 주석으로서는 가족의 해외 자산 보유 금지 서약을 무기로 당 고위 간부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 중국이 전방위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로부터 올바른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며 중국이 만약 대만을 침공할 경우 러시아에 부과한 것과 비슷한 고강도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은 제재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중국 공산당은 시 주석 취임 직후부터 대대적인 반부패 사정을 벌여 2014년 가족을 해외로 보내고 금융 자산을 해외에 숨긴 3천200여 명의 관리들을 적발, 이 중 3분의 1을 강등 조치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