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 고급 상권으로 꼽히는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 ‘땅값이 금값’인 이곳, 그것도 랜드마크로 꼽히는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건물에 난데 없는 여행사 사무실이 들어섰다. 에르메스가 운영하는 갤러리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설치미술가 로르 프루보(44) 개인전 얘기다.

프루보는 2013년 영국 최고 권위 현대미술상인 ‘터너상’을 수상한 인물. 영국이 문화 라이벌인 프랑스 작가에게 터너상을 준 게 처음이어서 수상 당시 화제가 됐다. 이번 전시 무대에 오른 작품은 설치작품과 영상 등 총 네 점이다.

대표작은 여행사 사무실처럼 공간을 꾸민 설치작품 ‘심층여행사’(사진)다. 이 전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높이 120㎝, 폭 80㎝의 작고 좁은 문을 통과해야 여행사 사무실, 즉 작품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예술이나 무의식 등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설치작품 곳곳에는 프루보의 작품 세계를 상징하는 사물들이 숨겨져 있다. 전시는 6월 5일까지, 관람은 무료.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