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경기 시간보다 1시간 30분 이상 더 싸워…SSG 연장서 2승 1무
5번 만나 3번 연장 12회 접전…SSG-두산의 자존심 건 끝장 승부

두 팀이 만나면 언제 끝날지, 어느 팀이 이길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혈투가 시작된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얘기다.

SSG와 두산은 17∼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이틀 내리 연장 12회 접전을 벌였다.

4월 29일 첫 대결을 포함해 이번 시즌 5번 만나 3번이나 연장 12회까지 맞섰다.

연장 12회 혈전에서 SSG가 두 번을 이기고 한 번은 비겼다.

두산은 아직 웃지 못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 팀의 첫 대결에서는 SSG가 오태곤의 굿바이 안타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연장 10회 두산에 2점을 줘 패색이 짙었으나 SSG가 연장 10회말 박성한의 동점 투런포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고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

17일 두 번째 혈투에서는 두산이 이긴 것 같은 무승부를 거뒀다.

1-8로 끌려가다가 중후반부터 강력한 뒷심을 발휘해 9-9로 비겼으니 두산의 판정승에 가까웠다.

18일 세 번째 끝장 대결에선 SSG가 5-2로 승리했다.

연장 11회말 두산의 치명적인 주루사 덕분에 기사회생한 SSG가 연장 12회에 케빈 크론의 우선상 3루타 등으로 3점을 뽑아 두산의 백기를 받아냈다.

5번 만나 3번 연장 12회 접전…SSG-두산의 자존심 건 끝장 승부
두산은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로 이길 수 있던 경기에서 누상에 있던 주자들이 뛰지 않아 두 명 다 포스 아웃된 바람에 어이없이 주도권을 상실했다.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때린 꼴이 됐다.

두 팀의 첫 번째 연장전은 4시간 51분, 두 번째 연장 대회전은 4시간 48분, 18일 대결은 4시간 44분 동안 진행됐다.

올해 KBO리그 연장전을 포함한 평균 경기 시간(3시간 13분)보다 1시간 반 이상을 두 팀은 더 씨름했다.

선두를 질주하는 SSG가 투타에서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고 하나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의 뚝심만큼은 버거워하는 모양새다.

올 시즌 두산에 거둔 3승 중 2승이 1점 차 승리였을 정도로 시원하게 못 이겼다.

여러 주축선수가 다른 팀으로 떠나 전력이 약화했다는 평가를 듣지만, 두산은 역시 두산이라는 사실이 SSG와의 경기에서도 또 한 번 입증됐다.

용호상박, 막상막하, 호각지세, 양웅상쟁, 난형난제 등 두 팀이 격돌하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강팀의 대결이라는 뜻의 비슷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연장 12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두 팀의 대결은 2022시즌 KBO리그의 흥미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