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타이백 원단 쓰는 기업도 등장…업사이클링 재활용 선거마다 엄청난 양의 현수막이 발생해 환경오염 우려를 낳는 가운데 충북에서 이를 재활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충주 교현2동 주민 15명은 지난 2007년 향기누리봉사팀을 만들어 폐현수막을 재활용하고 있다.
멀쩡한 현수막이 폐기되는 게 아까워 시작한 봉사는 2012년부터 충주시의 지원을 받는 일자리 공동체사업으로 변신해 1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플라스틱 합성섬유 폴리에스터가 주성분인 현수막은 땅에 묻어도 잘 썩지 않는다.
재활용되는 사례도 제한적이다 보니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 소각한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 조사 결과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현수막의 재활용률은 25%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충주 향기누리봉사팀은 이런 폐현수막을 매달 600여 장씩 수거해 농산물 수확용 앞치마, 쓰레기 분리수거용 자루(마대), 농업용 멍석 등을 만든다.
지난 3월 9일 대통령선거에 사용된 현수막도 이들의 손길을 거쳐 유용한 생활도구로 재탄생됐다.
이종형(68) 봉사팀장은 "환경을 지키는데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후보자가 많은 이번 지방선거는 버려지는 현수막도 몇 배 늘어날 전망이어서 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수막 제작 단계부터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처리 부담을 줄이는 사회적기업도 있다.
청주에서 활동하는 사회적기업 공공디자인이즘은 2018년부터 유해 화학물질이 없는 타이백 원단을 사용해 현수막을 만들고 있다.
친환경 현수막은 비싼 가격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받았지만, 이 기업은 사용 후 현수막을 반납받아 에코백 등으로 업사이클링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한 후보가 이 회사의 친환경 현수막을 제작했다.
허진옥 공공디자인이즘 대표는 "후보자들은 법정 선거비용 때문에 저렴한 플라스틱 합성섬유 현수막을 쓰고 있다"라며 "큰 변화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여러 대안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선거때마다 불필요하게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인 현수막 게시 효과가 얼마나 클지 의문"이라며 "온라인 선거 등 선거문화도 친환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는 3천 장이 넘는 선거 홍보용 현수막이 도내 곳곳에 내걸린다.
선거 벽보 8천700여 장과 유권자 가정에 배달되는 선거 공보물 417만여 장도 배포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