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NIH)이 코로나19 재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화이자와 ‘팍스로비드’ 복용기간의 연장 여부를 논의한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의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이날 열린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팍스로비드의 더 긴 치료 과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어떤 것을 연구할지 등을 수일 내로 빠르게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팍스로비드는 증상 발현 직후부터 5일간 복용하도록 돼 있다. 화이자는 임상에서 팍스로비드 5일 복용 후, 중증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입원하지 않은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88% 감소함을 확인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일부 환자들이 5일 간의 팍스로비드 치료를 마치고 호전을 경험한 후에도, 코로나19에 재감염되면서 이같은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코로나19 재감염 시 팍스로비드 5일 복용을 추가로 처방하거나, 처음부터 약을 10일 간 제공해 아예 재발을 막는 방식 등이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치료 연장이 코로나19 재감염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알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일부 환자가 한 번의 팍스로비드 치료 과정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실패했다”며 “바이러스 수준이 반등하는 경우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처럼 팍스로비드 두 번째 과정을 처방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규제기관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팍스로비드 추가 치료를 지지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존 팔리 FDA 전염병사무소 책임자는 이달 초 FDA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재발 환자에게 팍스로비드를 5일 추가로 처방하거나 치료 과정을 10일로 늘리는 등에 대한 이점이 아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 판매될 팍스로비드 복제약(제네릭)의 가격도 윤곽을 드러냈다. 5일분의 가격이 25달러 미만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세계 35개 제약사가 95개 국가에 배포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과 동방에프티엘이 이름을 올렸다. 팍스로비드는 현재 미국에서는 약 53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팍스로비드의 사용량도 늘고 있다. 미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최근 4주간 팍스로비드 사용량이 315%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약 9만7000건의 신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일주일 전 약 7만3000건보다 늘어난 수치다. 지난 3월 말 하루 신규 감염자가 3만명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입원 환자도 지난주 1만6500명에서 현재 약 2만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중순 1만2000명을 저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