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박희영 "정부와 협력해 개발 견인" vs 민주 김철식 "재산권 침해 막겠다"
[격전지를 가다] 대통령 집무실 들어선 용산구

새 정부 출범 직후 치르는 6·1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선 용산구는 새로운 정치 1번지로 관심을 받고 있다.

두 달여 전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에 더 많은 표를 준 지역 민심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계속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서울의 한가운데에 있는 노른자 땅인 용산은 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그만큼 지역 개발을 향한 주민들의 기대감과 열망이 매우 큰 곳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현 성장현 구청장이 3선 임기를 마감해 더는 선거에 나올 수 없게 되면서 새 구청장 자리를 노리는 여야 후보들의 경쟁이 그 어느 선거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지역의 민심 추이를 보면 4년 전(2018년) 지방선거에서 성 구청장의 득표율이 57.93%로, 당시 경쟁자였던 자유한국당 김경대 후보(33.46%)를 크게 앞섰지만, 2020년 총선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권영세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이 47.80%의 득표율로 민주당 강태웅 후보(47.14%)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어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용산구 득표율(63.44%)이 민주당 박영선 후보(33.36%)의 갑절에 가까울 정도로 국민의힘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올해 3월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이 56.44%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39.86%)를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용산에서 낙승을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역시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용산에서 민심 이반이 일어났다면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격전지를 가다] 대통령 집무실 들어선 용산구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용산구청장 후보로 국민의힘 박희영(61)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철식(62) 후보, 무소속 박규정(62) 후보 등 3명이 등록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박 후보는 전직 구의원, 민주당 김 후보는 3선 구의원으로, 저마다 지역 전문가를 자처하며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 후보는 특히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의원 정책특보와 국민의힘 용산구당협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경력을 내세우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에 속도를 내도록 정부·서울시와 협력할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작년에 오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압승했는데, 다른 게 아니라 용산구민들의 지역 개발 열망이 컸기 때문"이라며 "오 시장의 개발 정책이 구민들이 원하는 바와 맞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득표율 차이가 더 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또 "정부·서울시 정책과 맞물려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이 되지 않는다면 (개발) 사업들이 진전되기 힘들다"며 "구민들 대부분 정치적 가치나 이념을 떠나 현실적인 재산 가치 향상이나 더 나은 삶을 누리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 후보는 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구민들의 지지가 낮아졌다고 단언했다.

김 후보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5∼6개월 전에는 우리가 약세였지만, 지금은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하면서 선거에서 유리한 국면이 됐다.

청와대 주변이 그랬듯이 5년 동안은 개발에 진전이 없을 것 같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재산권 침해에 대한 주민들 걱정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역 내 재건축·재개발을 원안대로 추진하고 용산공원을 국가생태공원으로, 용산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도록 힘쓸 것"이라며 "용산을 대통령실로부터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