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첫 여성 부통령 나오나, 소신과 원칙주의 정치인

오는 8월 치르는 케냐 대선의 유력한 후보인 라일라 오딩가(77) 야당 대표가 러닝메이트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여성 정치인을 지명했다.

17일(현지시간) 데일리 네이션 등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오는 8월 대선에 나서는 오딩가 대표는 전날 TV 연설에서 오랜 법조 경력에다 의회 의원과 장관을 지낸 마사 카루아를 그의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오딩가 대표는 "독립 6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남성 지배적인 사회에 대해 변명할 수 없다"며 "역사는 우리나라의 성별 격차를 줄이도록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신을 굽히지 않는 원칙주의자의 이미지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카루아는 올해 대선에서 오딩가가 승리할 경우 케냐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될 전망이다.

64세의 카루아는 20년간 의회 의원으로 재직했으며 내각 장관과 치안 판사로 봉직했다.

그는 케냐에서 가장 큰 부족인 키쿠유의 고장으로, 580만 명의 최다 유권자를 보유한 마운트케냐 지역 출신이다.

이날 카루아 지명을 지켜본 일부 정치인은 그를 미국의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현지 일간지 더 스탠더드는 전했다.

카루아는 이날 지명 뒤 연설에서 "여성들은 케냐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지금이야말로 우리를 최전선으로 이끌어야 하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정치 분석가들은 오딩가의 카루아 지명을 성차별 혁파 의지를 보여주는 결정이며, 마운트케냐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선택으로 풀이하고 경쟁 후보인 윌리엄 루토 현(現) 부통령의 대선 캠프를 흔들 수 있는 한수로 평가했다.

케냐 야당 대표, 대선 부통령 후보로 '철의 여인' 카루아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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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