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도권매립지 포천에?…인천-경기 선거공방 격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 수도권 쓰레기를 처리할 새로운 대체 매립지가 경기도 포천에 들어설 수 있다고 발언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쓰레기 매립지 문제가 경기지사 선거 쟁점으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

박 후보는 1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대체 매립지는 경기 북부 포천이라고 지금 알고 있다"며 "친환경 소각재만 처리하는 자체 매립지로, 서울·경기는 포천 매립지를 쓰면 되는 것이고 인천은 인천 자체의 매립지를 쓰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 있는 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후에 사용할 대체 매립지와 관련해 구체적인 지명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후 영흥도 자체 매립지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서울·경기·환경부는 대체 매립지를 찾기 위해 작년에 2차례 공모했지만, 신청 지자체가 없어 대체 매립지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혐오 시설로 간주되는 쓰레기 매립지가 포천에 들어설 수 있다는 발언에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김 후보 측은 논평에서 "경기도민의 의견은 구하지도 않은 채 공당의 후보라는 사람이 엄청난 사안을 무책임하게 이야기했을 리 없기에, 경기도민들은 같은 민주당 소속의 김동연 후보에게 자연스레 의심의 눈길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동연 후보가 경기도민의 의견을 구하지도 않은 채, 박남춘 후보와 이면 합의를 한 것은 아닌지 대답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실제로 포천 대체 매립지 조성 방안은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 12일 새얼문화재단 초청 강연에서 "환경부가 대통령 당선인 공약사항 이행 보고 때 수도권 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 예정지 부지를 제시했다"며 "다만 대체 매립지 예정지 위치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KBS 초청 토론회에서도 "환경부가 대통령 당선인 인천 공약 추진현황 점검 회의 때 보고한 내용"이라며 지난달 26일 작성된 '수도권 매립지 공약 이행계획' 표지를 패널로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박 후보 측은 수도권 2천500만 주민의 폐기물 처리 대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정쟁의 도구로만 삼는다며 맞받아쳤다.

박 후보 선대위 손민한 대변인은 "박 후보가 인터뷰에서 말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뜻은 직매립 금지와 건설 폐기물 반입 금지가 합의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국민의힘은 포천이 대체 매립지로 합의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대변인은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서울·경기는 새롭게 조성될 대체 매립지에서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인천은 현재 추진 중인 영흥도 자체 매립지를 사용하면 된다는 의미를 왜곡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