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시즌2' 나올 일 없길…늘 새로운 만화 그렸으면"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를 모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긴 시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네이버웹툰 플랫폼의 부흥을 이끌고, 지금의 웹툰 시장을 만들어낸 대표작이기 때문이다.
14년간 우리를 폭소케 하던 조 작가는 '마음의 소리' 완결 이후 '묵시의 인플루언서', '행성인간' 등 스릴러 작품을 주로 그리다가 2년 만에 다시 개그 웹툰 '죄송한데 주인공이세요?'로 돌아왔다.
그간의 무거운 공포 스릴러 작품도 호평을 받았지만, 전작인 '마음의 소리'의 인기와 대중성에는 미치지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자신의 대표 장르를 들고 온 셈이다.
17일 서면 인터뷰로 만난 조 작가는 "저의 개그 장르에 대한 역량을 이미 '마음의 소리'에서 빠짐없이 보여줘 또다시 개그 웹툰을 하는 데 부담이 있긴 했다"면서도 "이번 이야기가 처음 떠올랐을 때 장르가 개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밝혔다.
그간 그린 스릴러와 개그 장르의 작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늘 개그와 공포가 똑같다고 말하곤 한다"며 "은근한 유쾌함과 은은하게 깔리는 공포, 빵 터지는 폭소와 뒤에서 누가 놀라게 하는 듯한 공포,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장르는 잘 만드는 방식이 천차만별로 다른데 공포와 개그는 정말 많이 닮았다"며 "공포를 잘 다루는 작가라면 개그도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작 '죄송한데 주인공이세요?'는 웹툰 작가가 자신이 연재 중인 비인기 로맨스 웹툰 속에 갇히게 되고, 인기작으로 거듭나고자 남자 주인공을 죽이고 장르를 학원 폭력물로 바꾸려는 계획을 세운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소설이나 만화 속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흔하지만, 독특한 전개와 조석 특유의 개그 감각이 버무려져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조 작가는 "현생에서 고민이나 문제가 생겨 힘들 때 입버릇처럼 '내 만화 속에 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며 "내가 그린 만화에 들어가 나의 행동 그 자체가 연재된다면 재밌겠다고 생각한 것이 (신작을 기획한) 가장 큰 계기"라고 설명했다.
주인공이자 웹툰 작가인 정은하에 얼마나 자신을 투영했냐는 질문에는 "만화를 통해 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며 "내 감정이나 외적인 문제까지 '만화만 잘 되면 다 해결될 거야'라고 생각하며 많은 걸 내가 그리는 만화에 의지하는 모습이 닮았다"고 했다.
이어 "나 역시도 어떤 작품을 다르게 전개했다면 성적표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바꿀 기회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조석과 정은하는 다르다.
조 작가는 되돌아가 작품 내용을 바꿀 기회가 있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내 결과물이 독자의 성에 차지 않을 수 있지만,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고쳐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음의 소리' 시즌2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절대'라는 것은 없겠지만 그럴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제 만화 인생에서는 늘 새로운 만화를 그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죄송한데 주인공이세요?'는 네이버웹툰에서 매주 목요일 연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