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국 전 대표에 알렸으나 '경고할 테니 발설 말라' 반응" 주장도
정의 "비공개로 논의해달라는 말이 와전" 강 전 대표 "거짓말한다는 식 유감"

정의당에서 청년 정치인으로 활동했던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16일 "당내 인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성 비위 의혹으로 박완주 의원을 제명한 가운데 정의당에서도 관련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해 11월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이 제 허벅지에 신체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잊어보려고 해봤지만 불쾌한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다"며 "이 일을 여영국 대표 등에 공식적으로 알렸으나, 여 대표는 '해당 위원장에게 경고하겠다,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고 결론을 지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저는 해당 위원장으로부터 사과문을 받고 그것을 수용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며 "이후 저는 광역시도당 위원장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되도록 피하려고 했고, 해당 지역 당원의 연락이 오기만 해도 불안했다"고 호소했다.

정의당은 해당 위원장을 6·1 지방선거 후보 중 하나로 공천했다고 한다.

강 전 대표는 "제 사건에 대해 당 대표나 사무총장이 인지하고 있었지만 제 의사를 한 번도 묻지 않은 채 당은 그를 지선 후보로 공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청년정의당 당직자 A씨로부터도 성폭력을 당했다"며 "지난 3월 제가 당직자들에 '대리운전' 등을 시켰다는 왜곡된 주장이 보도된 이후 A씨는 도와주겠다며 접근해서는 은근한 위협을 느끼게끔 했다"고 주장했다.

강 전 대표는 "당시 충격으로 자살을 결심했다가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등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고, 성폭력은 저를 벼랑 너머로 밀어버리는 행위였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력 피해 상황에서 맡았던 냄새가 코끝을 떠나지 않고 제 몸이 혐오스러워 한참을 고통스러워야 했다"면서 "저뿐 아니라 가족들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썼다.

강 전 대표는 자신이 당직자들에게 운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의혹을) 주장한 당직자는 정작 운전할 줄 모른다"며 사실관계를 부인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강 전 대표가 가해자로 지목한 위원장이 선거 공천을 받았다는 점을 두고 "성범죄나 징계를 받아야 할 사안 등을 모두 고려해 심사가 진행됐다.

정해진 규정대로 처리했다"며 "기존의 공천심사 관련해서 최종적으로 다시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여 대표가 '발설하지 말라'라고 한 것을 두고는 "강 전 대표가 비공개로 관련 사안을 논의해달라고 해서 나온 말이고 와전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전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벌써부터 당에서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입장을 내는 상황에 유감"이라고 재반박했다.

강 전 대표는 "당사자인 제게 의사를 묻지도 않고 공천해도 된다는 것이 당의 공식 판단이었다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저는 진상조사를 진행한다는 고지도, 그 결과를 받은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당에서는 이 사안을 이미 정리된 문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게는 그렇지 않다"며 "당시 여 대표 등이 대처한 방식이 상처가 됐고, 계속 저를 괴롭게 했다는 사실을 당내 일부 인사들에게는 이전부터 말씀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어…강민진 前청년정의 대표 "당내 성폭력 당해" 폭로(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