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낼 때 대검 차장검사로 그를 보좌한 구본선(54·사법연수원 23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6일 사의를 밝혔다.
구 연구위원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직 30년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그는 "시민과 법률가들이 우려한 법 개정으로 인해 많은 분이 걱정하고 계시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인류사회가 형사절차에 도입한 검찰 시스템의 취지와 기본원리는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공포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을 우려한 언급이다.
구 연구위원은 "새로 구성될 법무·검찰 지휘부를 중심으로 시민의 권익 보장을 위해 공복(公僕)의 역할을 다할 방도를 찾을 것"이라며 "공정과 중립을 생명으로 여기고, 어떤 곤궁도 견뎌야 하는 숙명을 잊지 말고 숭고한 사명을 다하시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운 좋게 과분한 자리에서 일할 영광스러운 기회를 가졌고, 넘치는 혜택과 사랑을 받았다"며 "오늘에 이르도록 함께 해주신 동료들께 머리 숙여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구 연구위원은 199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97년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검 중수부에서 일하던 2006년에는 한동훈 후보자, 이두봉(58·25기) 인천지검장과 함께 론스타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다.
초임 검사 시절 전산 정보 시스템 구축 업무를 맡는 등 수사뿐 아니라 기획 등 다분야에서 업무 경험을 쌓았다.
대검 정책기획과장, 대검 대변인 등을 역임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엔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검사와 광주고검장을 지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사퇴한 뒤 후임을 찾을 때 검찰총장후보추천위 단계에서 김오수 전 총장과 함께 4명의 후보군에 들기도 했다.
구 연구위원에 앞서 박성진(59·24기) 대검 차장검사, 조재연(59·25기) 부산고검장, 김관정(58·26기) 수원고검장이 청와대의 사표 반려에도 재차 사의를 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