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 통해 애니메이션 기술 효율화…혁신 바로 직전 도달"
엔씨소프트 이제희 CRO "가상인간 기술, 상호작용에 초점"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휴먼(가상 인간) 기술은 사람의 외형을 닮은 것을 넘어서서 '나'와 소통할 수 있고 나의 표정을 읽고 반응하며, 나를 기억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합니다"
지난달부터 엔씨소프트의 연구개발(R&D) 부문 사령탑을 맡고 있는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CRO)는 최근 정보기술(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상인간 기술과 관련해 16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2003년부터 올해 초까지 약 20년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 분야를 연구해왔으며, 엔씨소프트는 CRO 직책을 신설해 4월에 이 교수를 영입했다.

이 교수는 "30년 동안 수행해 온 다양한 연구의 본질은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라는 주제에 대한 탐구였다"고 본인의 연구와 기술의 상황을 요약했다.

그는 "게임에서 애니메이션 분야는 모델링, 렌더링 분야에 비해 20년간 기술이 크게 진전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딥러닝을 포함한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애니메이션 기술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움직임을 캡처한 데이터를 애니메이터들이 하나하나 연결해 구현했지만, 앞으로는 머신러닝 기술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컴퓨터로 구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혁신의 바로 직전까지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 CRO는 엔씨소프트 게임에 접목할 가상인간 기술, 그중에서도 사용자와의 상호작용 가능성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게임은 캡처, 스캔과 같은 '재현' 기술로 현실의 세계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모델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하지만 앞으로의 20년은 가상환경에 구축한 현실 세계와 그 위에 덧붙이는 상상력의 세계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을지, 이를 어떻게 모델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딥러닝, 물리 시뮬레이션, 컴퓨터 비전, 음성합성·인식, 챗봇 등 다양한 기술을 복합적으로 구성하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하는 과정이 기술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CRO는 "가상인간 기술은 엔씨소프트의 미래 비전이자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까지 가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