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체면 구긴 대형마트는
시식코너 부활로 판매 반등
2020년에는 근거리·소량 구매 경향이 확산하면서 ‘대형마트→편의점→백화점’ 순으로 바뀌었다가 지난해에는 명품 열풍과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 확산 등의 요인으로 ‘백화점→편의점→대형마트’ 순으로 재편됐다.
‘의기양양 백화점과 자존심 구긴 대형마트’로 요약됐던 유통판에 올해는 또다시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해외여행길이 다시 열리면서 명품으로 향하던 수요가 분산된 게 계기가 됐다.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외출이 늘어나자 지난해 백화점에서 크게 증가한 가전·가구 매출도 주춤거리고 있다. 백화점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명품과 리빙 카테고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투자증권은 백화점 매출 증가율이 상반기 6.6%에 이른 뒤 하반기에는 1.9%로 뚝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올해 재도약을 벼르고 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지난달부터 시식 제한 규제가 풀린 게 호재로 꼽힌다. 실제로 시식 코너 운영이 재개된 지난달 25일부터 대형마트엔 사람이 몰리고, 매출이 뛰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8일까지 2주일간 롯데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시식이 구매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냉동만두와 비빔면 매출은 각각 30%, 40% 급증했다.
증권업계에선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가 대형마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크게 줄이기 어려운 필수 소비재인 데다 대형마트는 가격 전가력이 세 물가 상승이 매출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이마트(별도 기준)의 영업이익은 2911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어날 전망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