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포기 10명 중 4명 "살던 집이 안팔려요"
지난달 아파트 분양 계약자가 입주를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기존주택 매각 지연이 꼽혔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인 주택건설업체 500여 곳을 상대로 지난달 전국 아파트 수분양자들의 미입주 사유를 조사한 결과 '기존주택 매각 지연'이라는 응답이 36.7%로 가장 많았다.

'잔금대출 미확보'는 30.6%로 두번째였다. 이어 '세입자 미확보'(24.5%)와 '분양권 매도 지연'(8.2%)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아파트 수분양자의 미입주 사유 중 '잔금대출 미확보'의 응답 비중은 작아지는 추세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으로 금융권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같은 해 12월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또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는 아파트 미입주 사유 중 잔금대출 미확보 비중이 기존주택 매각 지연보다 높았었다.

그러나 2월부터는 기존주택 매각 지연 응답 비중이 다시 높아졌다.

잔금대출을 확보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지난해 12월 40.7%에서 올해 들어 3개월 연속(38.6%→34.0%→32.1%→30.6%)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잔금대출도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됨에 따라 대출을 받지 못해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달 입주율은 전국 82.3%, 수도권 88.9%, 광역시 83.8%, 기타지방 78.7%를 기록했다.

한편 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85.4로, 지난달(91.7)보다 6.3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입주 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을, 그 미만이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특히 부산은 같은 기간 지수가 100.0에서 72.7로 대폭 하락했다.

반면 대전(93.3→93.7), 세종(92.8→100.0), 강원(77.7→83.3), 경남(78.5→82.3) 등 4개 시·도는 입주 전망이 오히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대출 금리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 매매 감소, 우크라이나발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입주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최근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지역은 입주 전망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