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서 안타 7개 몰아친 삼성 거포 김동엽, 꾸준함이 '열쇠'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1일 선두 SSG 랜더스에 4연패 후 시즌 첫 승리를 거둘 수 있던 데에는 우타 거포 김동엽(32)의 맹타가 결정적이었다.

4-5로 패색이 짙던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려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간 호세 피렐라가 이 경기의 수훈 선수로 뽑혔지만, SSG를 턱밑까지 추격한 대포를 터뜨리고 끝내기의 징검다리를 놓은 김동엽 역시 히어로에 버금가는 선수였다.

김동엽은 이날 6번 지명 타자로 출전해 홈런과 2루타 1개씩을 때려 5타수 4안타를 쳤다.

전날에도 2루타 1개를 합쳐 4타수 3안타의 불꽃타를 휘둘렀다.

김동엽은 3-5로 추격하던 8회말 우중월 솔로 아치로 기세를 올린 뒤 5-5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1루에서 깨끗한 좌전 안타를 날렸다.

양 팀이 5점을 모두 홈런으로 뽑은 이날 경기에서 김동엽의 연장전 이 안타가 사실상 승패를 갈랐다.

두 경기서 안타 7개 몰아친 삼성 거포 김동엽, 꾸준함이 '열쇠'
SSG 구원 투수 박민호는 1사 1, 2루에서 김헌곤에게도 좌전 안타를 내줘 만루를 자초한 뒤 결국 2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몸을 맞혀 끝내기 밀어내기 몸 맞는 볼로 결승점을 내줬다.

절호의 끝내기 찬스에서 귀중한 안타로 박민호를 압박한 김동엽의 타격이 돋보였다.

허삼영 삼성 감독과 김동엽 모두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점을 같이 인식한다.

김동엽은 경기 후 "오늘 많은 안타를 쳤지만 한 경기에 4안타를 치기보다는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결과는 잊고 다시 내일 경기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 감독은 끝내기의 토대를 마련한 김동엽의 활약상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중요한 건 지속성"이라며 "지금의 타격 밸런스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

길게 봐야 할 것"이라며 기복 없는 타격을 주문했다.

타격에만 전념하는 지명 타자로 올 시즌 낙점을 받은 이상 김동엽은 지금보다 더 영양가 높은 실적을 쌓아야 한다.

2016년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데뷔해 2019년 SK, 삼성,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삼각 트레이드를 거쳐 삼성으로 이적한 김동엽은 통산 홈런 87개를 치고 타점 296개를 수확했다.

SK 시절인 2017∼2018년, 그리고 2020년 세 차례 한 시즌 홈런 20개 이상을 날렸다.

부상과 부진을 반복하며 지난해 고전한 김동엽은 올해엔 반등을 꿈꾼다.

공격의 맥이 자주 끊기는 삼성의 현주소를 살필 때 김동엽이 이번 SSG와의 2연전에서 끌어올린 타격 감각을 앞으로도 이어간다면 하위 타선이 강해져 팀 득점력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