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400만달러'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앞두고 걱정 현실화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선수단 출입구 앞에는 경기 전 커피차 한 대가 손님들을 기다렸다.

이날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의 33번째 생일을 맞아 그를 응원하는 한 여성 팬이 보낸 커피차였다.

'해피 버스데이'가 적힌 모자를 쓰고 익살스럽게 생일을 자축한 뷰캐넌은 커피차를 제공한 팬에게 글러브를 선물로 전달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더그아웃에 앉아 있던 허삼영 삼성 감독에게는 "커피 트럭이 왔다"며 넉살 좋게 가서 한 잔 드시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고민이 많은 다른 팀과 달리 뷰캐넌, 앨버트 수아레즈(이상 투수), 호세 피렐라(타자) 삼성 이방인 삼총사는 올 시즌 맹활약하며 팀을 떠받친다.

흐뭇하게 뷰캐넌을 바라보던 허삼영 감독은 씁쓸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저렇게 잘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100만달러 받고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려고 할까요.

"
내년부터 시행될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을 두고 한 말이다.

KBO 사무국이 2023년 시행할 샐러리캡은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연봉(연봉·옵션 실지급액·FA 연평균 계약금) 상위 40명 평균 금액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한액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은 별도로 적용한다.

10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최대 3명)와 계약할 때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연봉, 계약금, 옵션 및 이적료 포함 400만달러로 제한된다.

400만달러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신규 외국인 선수 계약 최대치는 100만달러로 유지되고 1군 대체 외국인 선수 개념으로 1인당 최대 30만달러를 상한으로 투수 1명, 타자 1명 등 최대 2명을 육성형 외국인 선수로 영입할 수 있다.

뷰캐넌은 지난해 역대 삼성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단일 시즌 16승을 거두고 역시 최다인 177이닝을 던진 점을 인정받아 올해 최대 총액 170만달러(계약금 10만달러·연봉 110만달러·인센티브 50만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보다 총액은 20만달러가 올랐다.

작년과 비교해 더 나은 성적을 내면 당연히 내년 재계약 때 뷰캐넌의 총액은 상승한다.

삼성이 400만달러 안에서 뷰캐넌에게 많은 돈을 주려면 다른 두 외국인 선수의 총액은 자연스럽게 낮게 조정된다.

성적에 걸맞지 않게 인상 폭이 작다면 뷰캐넌은 한국을 떠날 수도 있다.

아무리 삼성이, KBO리그가 좋더라도 제값을 못 받아 가며 뛰려는 선수는 없다.

프로 구단들은 좋은 기량을 갖춘 새 외국인 선수를 100만달러에 영입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기여도가 높은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을 400만달러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 풀이를 앞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