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포화 속에서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이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은 12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묀헨글라트바흐의 보루시아-파크에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팀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친선경기를 치러 2-1로 승리했다.
경기 시작 9분 만에 미하일로 무드리크의 선제골로 앞선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5분 뒤 코너 노스에게 동점 골을 내줬으나 후반 37분 올렉산드르 피할료노크의 결승 골로 승부를 갈랐다.
우크라이나 대표팀으로서는 승리보다도 다시 그라운드에 선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우크라이나 대표팀이 치른 첫 공식전이었다.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는 2-0으로 승리한 지난해 11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이었다.
우크라이나는 현지시간 3월 24일스코틀랜드와 카타르 월드컵 플레이오프(PO)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경기는 6월 1일로 미뤄졌다.
우크라이나-스코클랜드 경기 승자는 카타르행 티켓을 놓고 6월 5일 웨일스와 대결한다.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지난 1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 소집돼 월드컵 PO 준비를 다시 시작했다.
전쟁 속에서도 카타르 월드컵 준비에 나선 우크라이나 대표팀을 돕기 위해 묀헨글라트바흐도 손을 내밀었다.
묀헨글라트바흐의 홈 구장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자선경기로 치러졌다.
입장료 등 경기 개최로 얻은 수익금은 모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데 기부된다.
이날 경기장에는 약 2만3천 명의 관중이 찾았다.
우크라이나인들도 적지 않았는데 이들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경기 전 양 팀 선수단은 '전쟁을 멈추라'(STOP WAR)라고 적은 배너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함께 들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우크라이나를 위한 연대'(UNITED FOR UKRAINE)라고 새긴 유니폼 상의를 입고 뛰었다.
우크라이나의 국가는 자국의 유명 가수 흐리스티나 솔로비가 불렀다.
전반전 주심은 독일에서 임시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의 데니스 슈르만 심판이 맡았다.
후반전엔 독일 심판 다니엘 지베르트가 휘슬을 불었다.
우크라이나축구협회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페트라코프 우크라이나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눈물이 흐르고 소름이 돋았다"면서 "경기장에 와 응원해 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감사하고, 독일인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