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하마' 걱정에도...티빙 "넷플릭스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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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이익 줄어도 투자 확대"
<기자>
CJ ENM은 1분기에 매출 9,573억 원, 영업이익 49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21%나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나 줄었습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수치보다 30%를 밑돈 수준입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은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디어 부문이 수익성이 안좋아졌기 때문입니다. CJ ENM은 자체 OTT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제작비를 늘리고 있는데, OTT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분기 티빙 이용자수 증가세는 되레 주춤해졌습니다.
여기에 콘텐츠 공개 지연과 일회성 비용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고, 미디어 부문을 제외한 사업부문도 실적을 뒷받침해주지 못했습니다.
커머스 부문은 TV 송출수수료 등 고정비 증가와 택배 파업 등에 더해 취급고가 감소하며 역성장했습니다. 개봉작이 부재하면서 영화 부문의 영업적자 폭도 확대됐고, 음악 부문은 앨범 성과로 다소 성장했지만, 매출 비중이 낮아 실적을 방어하지 못했습니다.
증권가에선 CJ ENM이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면서 수익성 악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면서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구조가 완성된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올해만 티빙의 사업 확대를 위해 2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CJ ENM은 "세계 전역에서 콘텐츠 제작을 강화할 것"이라며 수익성 부진에도 당분간 투자를 더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CJ ENM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OTT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투자를 늘리면서 비용이 증가한 때문인데. 최근 OTT 시장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레드오션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서요. CJ ENM의 이 같은 투자 확대 전략이 괜찮은 건지, 성장주로서 가치가 유효한 것인지 따져보겠습니다.
박승완 기자. CJ ENM이 투자를 크게 늘렸다고 하는데, 얼마나 늘린 것인가요?
<기자>
당초 올해 세운 CJ ENM의 미디어 부문 제작비는 8,600억 원입니다. 이중 2천억 원 이상을 자사 OTT인 티빙(tving)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쏟아 넣을 계획입니다.
앞서 티빙이 제시한 투자 규모는 내년까지 4천억 원 수준이었는데요. 증권가에선 최소 1천억 원 이상을 추가로 집행할 것이라 내다봅니다.
이렇듯 투자는 늘렸지만 가입자가 기대만큼 늘지 않아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늘(5월 11일)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양지을 티빙 대표는 1분기 가입자 성장세가 꺾였다고 전했는데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크게 늘었고, 시장 경쟁 심화와 소비자 피로도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실적 둔화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가장 큰 사업 영역이 대격변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CJ ENM의 미디어 매출 비중은 57.1%로 절반이 넘습니다. tvN, Mnet, OCN 등 16개의 TV 채널을 가졌지만 OTT로 방송 산업 중심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대비가 절실하죠.
그룹 차원의 결정도 주목해야 하는데요. 지난해 11월 이재현 회장은 직접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등 4대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키울 것이라 선언한 바 있습니다. 티빙이 그룹의 '문화' 사업을 전 세계 유통할 '플랫폼'으로 지목된 셈이죠.
<앵커>
투자를 늘리는 전략이 유효할까요? 넷플릭스 쇼크도 있었고, OTT가 레드오션이라는 얘기도 있고요. 투자를 늘려도 넷플릭스보다는 더 투자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잖아요?
<기자>
녹록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당장 순이용자가 넷플릭스에 크게 밀리는데요. 4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가 넷플릭스는 1,153만 명, 티빙은 438만 명으로 확인됩니다. 티빙이 넷플릭스의 3분의 1 수준인 거죠.
와중에 업계에서 예상하는 올해 넷플릭스의 전체 콘텐츠 투자 금액은 200억 달러, 이중 한국에만 우리 돈 기준 1조 원을 쏟아붓습니다. 지난해 K콘텐츠가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가성비를 인정받았죠. 넷플릭스의 국내 투자 비중을 키우는 이유입니다.
티빙은 당장 장르의 차별화를 노립니다. 소비자들이 넷플릭스를 떠나는 이유로는 작품들의 지나친 폭력성과 비슷비슷한 내용이 꼽히는데요. 보다 대중적인 내용으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죠.
지난해 지분을 섞은 네이버의 웹툰 IP도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미 만화를 통해 흥행성을 인정받은 만큼 성공할 콘텐츠 만들겠다는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오징어게임'이 증명했듯 제작비를 떠나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막강한 파급력을 갖는다는 점에도 기대를 거는 모습입니다.
<앵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콘텐츠 투자가 바로 성과로 나타나면 좋지만, 콘텐츠 산업의 성격상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기자>
티빙의 목표는 내년 말까지 국내 가입자 800만 명, 매출액 5,000억 원 달성입니다. 이보다 앞서 올해 누적 가입자가 450만 명이 되면, 손익분기점(BEP) 도달은 가능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전망입니다. 올해 일본 진출도 예고한 만큼 관련된 데이터를 지표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OTT 지원을 약속한 만큼 수혜도 예상되는데요. 미디어혁신위원회 설치를 통해 콘텐츠 제작비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이 추진될 전망입니다.
다만 그때까지 들여야 할 막대한 콘텐츠 투자금이 남아있는 건 분명합니다. 제작비 증가가 이번 1분기 결산에서도 실적 부담으로 이어졌듯 한동안 하락 주가 부담은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제목 : 허리 휘는 CJ ENM…'돈 먹는 하마' 티빙
#너로정했다 #묻고더블로가
박승완 기자·김예원 기자 psw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