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가 '50억은 곽상도에게 가는 돈'이라 말해"
구체적인 역할은 설명 못해…"곽상도 역할은 이야기 한 적 없다"
정영학 "곽상도 아들 50억원은 컨소시엄 해결 대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곽상도 전 국회의원 아들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건넨 것은 하나은행과 구성한 컨소시엄이 와해되는 것을 곽 전 의원이 막아준 대가라는 정영학 회계사의 증언이 나왔다.

정 회계사는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기자 출신인 김만배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김씨의 변호인이 이날 법정에서 공개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정 회계사는 검찰 조사 당시 "곽상도 의원을 통해 컨소시엄 문제를 해결했고, 아들 병채 씨에게 주는 50억 원은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게 도와주는 대가라고 화천대유 전무 양모 씨에게 들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이 이날 신문에서 이 같은 조서를 제시하며 "양씨가 당시 구체적으로 뭐라고 했나"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병채 씨의 퇴직금이 많다고 (양씨에게) 물었더니 그때 컨소시엄 관련 대가라고 하더라"고 답했다.

변호인이 재차 "양씨가 구체적으로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게 도와줬다'고 말한 것이 맞나"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그렇게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정 회계사는 병채 씨에게 간 50억 원이 곽 전 의원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김만배 회장이 '저 돈은 곽상도에게 가는 돈이다'라고 이야기해서 그렇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영학 "곽상도 아들 50억원은 컨소시엄 해결 대가"
다만 정 회계사는 실제 곽 전 의원이 컨소시엄 와해를 막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김씨의 변호인이 "김만배 피고인이 '곽상도가 국회의원이니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일이 있나"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의원님(곽 전 의원) 역할을 두고 이야기 한 적은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김씨의 변호인이 "화천대유가 병채 씨에게 50억 원을 지급하는 과정에 증인은 관여하지 않았고 양씨에게 전해 들은 것이 전부이며, (양씨가) 곽 전 의원이 컨소시엄이 깨지는 것을 막아줬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 근무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작년 4월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기소 됐으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