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승리에도 쑥스러운 KIA…공·수 살아나니 주루가 '말썽'
파죽의 6연승 행진을 펼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어설픈 주루 플레이가 '옥에 티'로 남았다.

KIA는 1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홈 경기에서 0-0이던 9회말 2사 만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끝내기 우전 안타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면서 6연승을 이어갔다.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1볼 2스트라이크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터진 끝내기 안타에 KIA 선수들은 물을 뿌리며 기뻐했지만 경기 내용은 참담했다.

1회초 무사 1, 2루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KIA는 1회말 선두 타자 류지혁이 kt 선발 배제성을 상대로 좌익수 옆 안타를 뽑아내며 반격에 나섰다.

후속 타자 김선빈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순이 나성범-박동원-최형우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였기 때문에 충분히 선취점을 낼 기회였다.

하지만 나성범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박병호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면서 KIA는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아쉬웠던 것은 류지혁의 주루 플레이였다.

나성범의 타구가 1루수로 곧바로 날아오는 직선타였음에도 불구하고 류지혁은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2루 쪽으로 몸을 돌렸고, 결국 역동작에 걸리면서 1루에 귀루하지 못하고 아웃을 당했다.

1루 주자는 항상 1루수 직선타를 염두에 두고 주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야구의 기본을 잊은 플레이였다.

KIA의 미숙한 주루 플레이는 2회말에도 이어졌다.

2사 1루 상황에서 1루 주자 소크라테스가 어이없는 도루 시도로 아웃되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황대인의 타석 때 배제성의 투구가 포수 앞에서 원바운드로 튀자 이를 폭투로 착각한 소크라테스가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태그 아웃됐다.

포수의 포구 실패를 확인한 뒤 2루로 뛰었어도 충분한 상황이었지만 소크라테스의 조급한 판단에 KIA는 1회에 이어 2회에도 득점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최근 살아난 타격감을 뽐내고 있던 황대인은 소크라테스의 이해할 수 없는 주루사에 허탈한 웃음만 지어 보였다.

끝내기 승리에도 쑥스러운 KIA…공·수 살아나니 주루가 '말썽'
KIA는 3회말에도 1사 후 이우성이 좌전 안타를 쳐 선취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이우성이 견제사로 아웃됐다.

배제성의 빠른 견제 동작이 돋보이는 장면이었지만, 이우성도 배제성의 투구 스타일을 제대로 숙지 하지 못하고 방심하는 모습이었다.

3이닝 연속 출루에도 불구하고 KIA가 미숙한 주루 플레이로 자멸하는 모습을 보이자, 배제성은 사기가 올랐다.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 범퇴로 투구 수를 줄였고, 결국 8회까지 111개의 공을 던지며 kt 마운드를 무실점으로 지켜냈다.

하지만 KIA의 아쉬운 주루 플레이는 배제성이 물러난 9회에도 또다시 발생했다.

무사 2루 상황에서 김선빈이 유격수에게 곧바로 굴러가는 땅볼을 쳤는데, 2루 주자 박정우가 3루로 뛰어가다 태그 아웃을 당했다.

2루 주자는 유격수에게 곧바로 굴러가는 땅볼에는 3루로 뛰지 말아야 하는데도 박정우가 아쉬운 판단을 하고 말았다.

이후 나성범의 안타와 최형우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든 뒤 소크라테스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면서 KIA가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뒀지만, 한 경기에서 4차례나 나온 미숙한 주루 플레이는 KIA에 큰 숙제를 남겼다.

KIA 선발 임기영은 7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하고도 타자들의 연이은 주루 실수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시즌 전 김종국 KIA 감독은 "냉정하게 우리 팀 타선의 장타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스피드로는 승부를 볼 수 있다.

빠른 야구를 펼칠 생각"이라며 주루 플레이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10일 현재 KIA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1개의 주루사를 기록 중이다.

도구 성공률도 64.7%로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치면서 김종국 감독이 강조했던 '뛰는 야구'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