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터뷰…"한국, 영국의 인태 중시 정책 주요 파트너"
尹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北제재 지속·엄격히 시행돼야"
밀링 英 아시아국무상 "새정부와 우크라 추가 지원 협력 기대"
아만다 밀링 영국 외교부 아시아·중동담당 국무상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밀링 국무상은 10일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저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면담의 핵심 주제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면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측면에서 한국이 지금까지 한 일들,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이 영국,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푸틴 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도 중요하지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행동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중점을 둔 한국이 앞으로 무기 등의 지원도 해야 한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으로 이런 방침이 계속 유지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영국 정부 대표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밀링 국무상은 보수당 공동의장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으로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한국에 머물며 윤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방문, 탈북자 면담 등도 진행했다.

그는 9일 만난 윤 대통령에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직접 쓴 윈스턴 처칠 경의 전기를 취임 기념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밀링 英 아시아국무상 "새정부와 우크라 추가 지원 협력 기대"
밀링 국무상은 윤 대통령과 박 장관 후보자와의 만남에서 북한 문제뿐 아니라 통상·기후·기술 등 양국 간 다양한 협력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양국 관계를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환상적인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 사실도 언급하며 "최근 몇 년간 양국의 관계가 매우 깊어졌으나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역설했다.

밀링 국무상은 양국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영국이 지난해 3월 천명한 인도·태평양 중시정책 기조(The Indo-Pacific Tilt)에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은 인태 중시정책 기조의 핵심 파트너"라며 "인태 중시정책 기조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비전이자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기반을 둔 글로벌 질서"라고 주장했다.

이는 '자유'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가치 기반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새 정부의 외교 기조를 지지하며 영국이 최근 강조하는 인태 지역 강화 정책에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밀링 英 아시아국무상 "새정부와 우크라 추가 지원 협력 기대"
아울러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그는 "대북 제재는 지속적이고 엄격하게 시행돼야 한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프로그램은 한국의 핵심 이슈며 역내, 전 지구적 안정성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처를 할 때까지 국제사회의 압박, 더 구체적으로는 유엔의 제재가 있을 것"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써 영국은 미국의 노력을 계속 지지할 것이며 외교적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외교·안보뿐 아니라 경제·통상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크다며 지난해 체결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통해 양국 FTA가 보다 강화되길 바랐다.

한·영 FTA는 영국이 동아시아 국가 중 처음 체결한 FTA다.

그는 "한·영 FTA 개선 협상에 대한 한국의 강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며 "개선 협상 과정에서 검토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이 있으며 디지털, 기후, 중소기업 분야 등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