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속 150㎞ 강속구 앞세워 역투
돌아온 '독수리 사냥꾼'…LG 이민호, 한화전 6이닝 1실점
지난 4월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마운드에서 이민호(21·LG 트윈스)는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경험을 했다.

던지는 대로 상대 타자들에게 얻어맞았고, 제구까지 흔들리며 3⅓이닝 7피안타 3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날 경기 전까지 한화를 상대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70으로 강한 면모를 뽐낸 '독수리 사냥꾼'이 오히려 독수리에게 사냥을 당한 순간이다.

이민호가 한화에 설욕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악몽 같았던 그 날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이 무대였다.

선발 등판한 이민호는 최고 시속 150㎞ 직구를 앞세워 6이닝 96구 4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역투했다.

팀이 4-1로 앞선 7회 초 무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이민호는 경기가 이대로 끝나면 시즌 2승(2패)째를 수확한다.

1회와 2회를 6타자로 쉽게 넘긴 이민호는 0-0으로 맞선 3회 선두타자 이진영에게 펜스 직격 2루타를 내줬다.

후속 타자 노수광에게까지 2루타를 내줘 선취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1사 3루 위기에서는 폭투까지 나왔지만, 포수 유강남의 재빠른 대처로 홈에서 노수광을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3회 위기를 넘긴 뒤 이민호는 거침없는 역투를 이어갔다.

4회부터 6회까지 9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고, 그 사이 LG 타선도 4-1로 역전에 성공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민호는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 순간 경헌호 LG 투수코치가 마운드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하자 LG 내야수들도 마운드에 모였다.

경 코치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공을 넘긴 이민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줬고, 내야에 모인 형들은 동생의 '설욕투'에 박수를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