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이스라엘 관계 균열…시리아·이란 문제 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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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도 유대인 혈통" 발언으로 양국 갈등…"이, 우크라 지원 방안 마련"
"시리아 주둔 러군 우크라 이동"…시리아내 이란 세력 확대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우호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시리아 내 이란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묵인하면서 양측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통신선을 확보하는 등 일정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서방의 제재 동참 요구에도 소극적이었다.
또한 이스라엘은 미국의 맹방이자 첨단 무기 보유국이지만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잔학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국제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규탄 여론이 확산하면서 이스라엘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고위 인사가 이스라엘을 자극하는 발언을 해 양국 간 긴장이 높아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일 언론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대인인데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가 군사작전의 명분이 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이라고 답해 이스라엘의 큰 반발을 샀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용납할 수 없는 터무니 없는 발언이자 끔찍한 역사적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을 사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 간 갈등이 어느 정도는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외교 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물품 목록을 마련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시리아 내전 사태에서 러시아와 이스라엘 간 '암묵적 협력'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로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내전이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는 내전 초기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하는 반군 세력에 밀렸지만 이란, 러시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후원 속에 승기를 잡았다.
2014년에는 미국이 이슬람국가(IS) 소탕을 명분으로 시리아를 공습하면서 내전에 개입하자 이듬해 러시아까지 뛰어들면서 대리전 양상으로도 치달았다.
특히 러시아는 2015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 위기에 빠졌던 시리아 정부군이 전세를 역전하고 알아사드가 정권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스라엘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시리아 정부군을 지지하는 이란과 헤즈볼라를 견제할 목적으로 시리아 공습을 개시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자신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필사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다.
이스라엘군 지난 수년간 이란과 친이란 무장조직을 겨냥해 시리아 등 중동 지역에 전투기와 미사일을 동원해 수백 차례의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이런 공격에 대해 대부분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긴 하지만 이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시리아 정부에 미치는 것을 원치 않는 터라 이스라엘과 이해가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시리아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변수로 떠올랐다.
러시아가 시리아 주둔 병력을 우크라이나로 이동할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영어신문 모스코타임스는 최근 "러시아군이 시리아 주둔 병력 중 일부를 우크라이나로 이동 배치하는 작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한 독립 언론도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 병사들이 재배치를 위해 기지를 떠나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떠난 기지를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헤즈볼라가 접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 당국에 따르면 시리아에는 러시아군 6만3천명이 주둔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은 러시아군이 시리아를 떠나면 이란이 고 공백을 메우면서 세력을 확장할 것이고, 이는 이스라엘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동 지역 안보 전문가인 에후드 야리는 이스라엘의 채널12 방송과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공백이 생기면 이란의 시리아 정권에 대한 영향력은 손쉽게 증가할 것이며 이는 이스라엘의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로선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러시아에 등을 돌릴 수도, 이란을 제약하기 위해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도 난감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
"시리아 주둔 러군 우크라 이동"…시리아내 이란 세력 확대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우호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시리아 내 이란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묵인하면서 양측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통신선을 확보하는 등 일정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서방의 제재 동참 요구에도 소극적이었다.
또한 이스라엘은 미국의 맹방이자 첨단 무기 보유국이지만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잔학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국제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규탄 여론이 확산하면서 이스라엘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고위 인사가 이스라엘을 자극하는 발언을 해 양국 간 긴장이 높아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일 언론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대인인데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가 군사작전의 명분이 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이라고 답해 이스라엘의 큰 반발을 샀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용납할 수 없는 터무니 없는 발언이자 끔찍한 역사적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을 사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 간 갈등이 어느 정도는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외교 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물품 목록을 마련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시리아 내전 사태에서 러시아와 이스라엘 간 '암묵적 협력'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로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내전이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는 내전 초기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하는 반군 세력에 밀렸지만 이란, 러시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후원 속에 승기를 잡았다.
2014년에는 미국이 이슬람국가(IS) 소탕을 명분으로 시리아를 공습하면서 내전에 개입하자 이듬해 러시아까지 뛰어들면서 대리전 양상으로도 치달았다.
특히 러시아는 2015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 위기에 빠졌던 시리아 정부군이 전세를 역전하고 알아사드가 정권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스라엘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시리아 정부군을 지지하는 이란과 헤즈볼라를 견제할 목적으로 시리아 공습을 개시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자신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필사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다.
이스라엘군 지난 수년간 이란과 친이란 무장조직을 겨냥해 시리아 등 중동 지역에 전투기와 미사일을 동원해 수백 차례의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이런 공격에 대해 대부분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긴 하지만 이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시리아 정부에 미치는 것을 원치 않는 터라 이스라엘과 이해가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시리아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변수로 떠올랐다.
러시아가 시리아 주둔 병력을 우크라이나로 이동할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영어신문 모스코타임스는 최근 "러시아군이 시리아 주둔 병력 중 일부를 우크라이나로 이동 배치하는 작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한 독립 언론도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 병사들이 재배치를 위해 기지를 떠나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떠난 기지를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헤즈볼라가 접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 당국에 따르면 시리아에는 러시아군 6만3천명이 주둔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은 러시아군이 시리아를 떠나면 이란이 고 공백을 메우면서 세력을 확장할 것이고, 이는 이스라엘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동 지역 안보 전문가인 에후드 야리는 이스라엘의 채널12 방송과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공백이 생기면 이란의 시리아 정권에 대한 영향력은 손쉽게 증가할 것이며 이는 이스라엘의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로선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러시아에 등을 돌릴 수도, 이란을 제약하기 위해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도 난감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