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태평양 불법조업 철퇴 방안 곧 공개…중국에 '견제구'
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증대에 맞서 미국이 이 지역에서의 불법 조업에 대처하기 위한 계획을 곧 공개할 것이라고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캠벨 조정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안보외교전략센터(CSDS)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전통적으로 미국과 가까웠던 남태평양의 섬나라 솔로몬제도가 최근 중국과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묻는 질문에 "태평양에서의 가장 큰 도전 가운데 하나는 사실 불법 조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향후 두서너 주 안으로 다양한 기관들을 통해 해양영토에 대한 관심을 증진시키도록 고안된 중대 구상이 아마 발표될 것"이라면서 이 구상이 불법 조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벨 조정관의 이 같은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24일 한국과 일본 순방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한국, 일본 방문에서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한편 중국 견제 협의체로 알려진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 캠벨 조정관은 "불법 조업을 하는 선박들이 전자 식별장치를 껐을 때 항행 활동 추적을 계속할 수 있는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며 곧 발표될 불법조업 근절 방안의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수의 나라가 순시선 동원과 훈련 등의 방식으로 불법 조업 대처 노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해안경비대가 국제 해양 안보에 해적 행위보다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할 만큼 불법조업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상당수 나라는 중국이 대규모 선단을 동원해 '싹쓸이' 조업에 나서면서 자신들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하고 환경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중국에 자국 선단들을 더 책임 있게 통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 측은 불법 조업 단속을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자국 선박들은 상호 협정에 따라 적절한 EEZ에서만 조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 태평양 불법조업 철퇴 방안 곧 공개…중국에 '견제구'
한편, 지난달 미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솔로몬제도를 방문해 중국의 군사 기지 배치 가능성에 대해 우려와 경고를 표명한 캠벨 조정관은 이날 미국이 솔로몬제도를 돕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도 역설했다.

미국은 서방의 '뒷마당'으로 인식됐던 솔로몬제도가 최근 중국과 안보 협정을 맺는 등 친중 행보를 보이자 대규모 지원책을 발표하고, 대사관 재개설에 속도를 내는 등 솔로몬제도 달래기에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