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스펙 의혹 등에 "입시 사용계획 없어"…"새겨듣겠다" 몸 낮추는 모습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9일 인사청문회에서 "새겨듣겠다"며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에 대해서는 청문회 초반부터 문제점을 지목하며 정면대응 태도를 취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딸의 논문 표절·대필 의혹 등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날 선 질문을 받았다.
딸이 논문을 작성하며 외부 조력을 받지 않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지적에 한 후보자는 "딸 아이가 직접 했다고 들었다"며 "어떤 전문 입시 컨설팅을 받은 적이 없고, (논문을) 어디에 제출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런 게 스펙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입시에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과잉수사 논란에 사과하라는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요구에는 "조 전 장관 수사에 관여했으나 사과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사건 당사자가 음모론을 펴고 여론을 동원해 수사팀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집중적인 수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과거 민주화 운동에서도 민간인을 고문하는 분들이 계셨는데, 옛날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전체를 폄하하진 않는다"며 "특정한 사안을 들어 어떤 기관 자체를 폄훼하고 기능을 없애야 한다는 것에 동감하기 어렵다"고 응수했다.
한 후보자가 최강욱 의원의 발언 도중 말을 끊고 "질문하신 건가"라고 말하자 최 의원은 "질문하면 답하라"고 하는 등 잠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부터 "최근 소위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시행을 앞두고 있어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밝히며 민주당과 날을 세웠다.
그는 "(검수완박) 법안은 부패한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처벌을 면하기 위해 만든 법"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저도 검찰 생활을 오래 했지만 지난 3년간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검찰이 정치화된 시기였다"며 "조국 사태 이후 할 일 하는 검사를 내쫓고 그 자리를 말 잘 듣는 검사를 채우며, 수사 지휘권을 동원해 반대파를 가혹하게 수사한 것은 반성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다만 청문위원들의 질의를 연필로 수첩에 적으며 "새겨듣겠다"고 말하는 등 몸을 낮추는 모습도 보였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 되더라도 광화문(청와대)에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제 뿌리는 꼭 광화문은 아니다"라면서 "말씀을 감사하게 새길 부분이 많다,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으나 진심으로 잘 새겨듣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민주당 최강욱 위원이 청문위원으로 참여하는 게 적합한지를 두고 설전을 벌이면서 한 후보자는 오전에 별다른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후에는 청문회 시작 전 여야 의원들에 앞서 청문회장에 도착, 자리에 앉아 일부 의원들을 향해 인사했다.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 의혹을 지적하는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질의에는 "경청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