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김현우와 세웠던 은퇴 계획, 아시안게임 연기로 차질
류한수·김현우 모두 AG 직후로 결혼날짜 잡아…"일단 은퇴 여부는 머릿 속에서 지워"

레슬링 류한수의 아쉬움 "항저우에서 금 따고 은퇴하려 했는데"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 류한수(34·삼성생명)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은퇴 무대로 삼고 훈련에 매진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2013년, 2017년)나 정상에 선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간판스타' 류한수는 아시안게임 3연패 금자탑을 쌓은 뒤 깨끗하게 매트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류한수의 단짝인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34·삼성생명)도 뜻을 함께했다.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 간판 김현우는 2020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려고 했으나 올림픽 세계 쿼터대회 경기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고, 아쉬움 속에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은퇴 무대로 삼았다.

두 선수는 나란히 결혼식을 항저우 아시안게임 직후로 잡기도 했다.

김현우는 10월, 류한수는 11월에 결혼식을 치르기로 했다.

두 선수는 은퇴 무대인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마지막 메달'을 아내들에게 걸어줄 계획까지 세웠었다.

김현우는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결혼 계획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지난 6일 항저우아시안게임 연기를 발표하면서 더 선수의 '은퇴 계획'이 뒤틀어졌다.

류한수는 9일 통화에서 "생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도쿄올림픽 때도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참 힘들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류한수는 "(김)현우와 아시안게임에서 멋있게 은퇴하려고 했는데 매우 안타깝다"며 "일단은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두 선수는 은퇴 여부와 관계없이 훈련에 매진하기로 했다.

류한수는 "아직 은퇴 여부와 시기는 결정하지 못했다"며 "올해 9월 세르비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을 목표로 당분간 운동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