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중앙은행 총재 올리 렌…"스태그플레이션 경향 목격"
ECB 정책위원 "7월 기준금리 올려 인플레 기대 고착화 막아야"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인사)로 알려진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에 대응하기 위해 7월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했다.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올리 렌 정책위원은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2차 효과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현재 목격되는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굳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경기가 침체하지만 물가는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 경향들이 목격되고 있다"면서 "정책위원회는 경제성장을 탈선시키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굳어지는 것을 막도록 통화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렌 정책위원은 ECB 정책위원들 중에서 온건한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3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0%)의 4배에 육박한 7.5%로 나온 가운데 열린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ECB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상당히 치솟았고, 앞으로 몇 달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이후 루이스 데긴도스 ECB 부총재가 이르면 7월에 채권매입을 종료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ECB 사정에 정통한 9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7월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보도하는 등 7월 인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CB는 유럽 부채위기 발생 직전인 2011년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바 있는데, 앞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허약한 유로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렌 정책위원은 이에 대해 "유럽 내 금융환경에서 발생 가능한 부적절한 균열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하려던 유럽 경제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ECB는 지난 3월 경제성장 전망치를 이미 낮춘 데 이어 6월에 새로운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