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 러 중앙은행 대신 '국가결제센터' 이용 안내
러 가스프롬, 유럽 고객사에 서한…루블화 결제 방법 제시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유럽 고객사들에 서한을 보내 가스 대금 관련 루블화 결제 방법을 제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이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가스 대금 지급 방식과 루블화 환전 절차에 대한 크렘린궁의 지침을 안내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비우호국 구매자들이 4월 1일부터 러시아 가스 구매 대금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가스프롬은 고객사들이 '러시아국가결제센터'(Russia's National Clearing Center) 계좌로 외화를 보내면 이 기관이 환전 후 가스 대금을 지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한에서 가스프롬은 "이 지침은 외국 바이어들의 현금 흐름 투명성을 보장하며, 제삼자의 관여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가스프롬이 제시한 결제 방식은 EU 제재 대상인 러시아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이런 움직임이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판매를 계속할 방법을 찾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 결제 방식이 EU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지 안 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불룸버그는 덧붙였다.

지난 2일 카드리 심슨 에너지 정책 담당 EU 집행위원은 러시아 당국이 관리하는 환전 방식과 가스프롬방크 내 제2의 전용 계좌를 통해 루블화를 지불하는 것은 제재 위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심슨 집행위원은 또 EU는 가스 대금 루블화 결제와 관련해 EU 제재 하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러시아는 최근 가스 공급 대금의 루블화 결제를 거부했다면서,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