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지방선거서 권보라씨 한국계 첫 재선…"나는 콩글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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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거주지 아닌 해머스미스 지역에서 노동당 구의원으로
이민 1.5세 한-영 국기 배지 달고 선거운동 한인들의 영국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재선에 성공한 선출직이 처음 등장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소속으로 런던 서부 해머스미스 지역에서 출마한 권보라(43)씨는 5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구의원(Councillor)으로 재선됐다.
3명을 뽑는 칼리지 파크 앤드 올드 오크 지역구에서 권씨는 1천194표를 얻어 다른 노동당 소속 2명과 함께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거에선 노동당이 런던의 중심부 웨스트민스터와 마거릿 대처 총리가 특히 아꼈던 완즈워스 지역을 수십년 만에 차지하는 등 예상대로 선전하고 있다.
권 의원은 2018년 한인으로선 처음 당선되면서 유리천장을 깨는 기록을 세웠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니어서 더욱 뜻깊은 성과였다.
당시 한인 두 명이 함께 진출했는데 다른 한 명은 한인타운인 뉴몰든이 기반이었다.
영국 정치권에 동아시아계의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파키스탄계 런던시장을 배출한 노동당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동아시아계는 권 의원과 필리핀계 1명, 중국계 4명 등 6명뿐이다.
한국계는 뉴몰든 주변에서 2명이 자유민주당으로 출마했는데 이 중 1명은 다른 후보 유고로 선거가 연기됐다.
맨체스터에는 탈북민 2명이 보수당으로 나섰다.
이들 지역은 아직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권 의원은 4세에 한국 기업 주재원이던 아버지와 함께 영국으로 왔다가 정착한 이민 1.5세다.
영국 명문 런던정경대(LSE) 철학심리학과를 졸업하고 기자 등으로 일했고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2년간 지냈으며 현재는 유럽 투자업계 고위직에 여성 진출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 중이다.
영국의 구의원들은 대체로 본업을 병행한다.
권 의원은 6일 새벽 당선이 확정된 후 한국어로 한 전화 인터뷰에서 앞으로 4년간 목표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오염 등 지역 환경 문제와 에너지 요금 등 생계비 상승에 따른 문제 완화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젊은 직장인이 많은 지역인데 런던이다 보니 물가가 비싸서 주민들이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임기 중 절반은 코로나19로 인해서 비정상적 상황이었고 백신센터 개설이나 코로나19 격리자들에게 음식 배달 등을 지원했다"며 "지난해에는 지역 의회 원내대표를 맡았는데 이번에는 역할이 아직 결정안됐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선거운동을 할 때 한국과 영국 국기가 함께 있는 배지를 달고 다니면 유권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등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에도 한류가 있었지만 기생충, 손흥민 선수, BTS 등이 나온 이후 많이 달라졌다"며 "오늘만 해도 BTS 캐릭터 배낭을 메고 왔더니 한 영국인이 반가워하며 말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농담처럼 나는 '콩글리쉬'라고 하는데, 실제로 '코리안(한국인)'과 '잉글리쉬(영국인)'의 정체성이 섞여 있고 둘 중 하나를 고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대학 시절 정치에 뛰어든 친구들이 많았지만 나는 20대를 패션잡지에서 일하면서 보냈고 정치는 진지한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30세가 넘고 내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관심을 두게 되면서 바뀌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한국 지역정치에 관해 잘 몰라서 직접 비교는 어렵다"며 "다만 노동당은 구의원 공천시 여성 비중을 50% 이상 혹은 3명 뽑는 지역에선 1명 이상으로 넣는다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두면 균형을 잡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고 해서 이런 규정을 운영한 지 꽤 오래됐는데 그런데도 여성 비중이 50%가 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의 부모님은 런던에서 딸의 이름을 딴 보라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한인들 사이에 꽤 유명하다.
아버지 권석하씨는 영국 관련 책을 여러 권 내기도 했고 동생은 KBS 라디오 영어방송 진행자이다.
그는 "선거 운동 중 부모님이 음식을 해주고 홍보전단을 돌리는 등 전폭 지원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영국인들은 가족들이 거리를 두는데 그리스나 인도계 후보 등은 다들 부모님이 도와주는 모습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민 1.5세 한-영 국기 배지 달고 선거운동 한인들의 영국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재선에 성공한 선출직이 처음 등장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소속으로 런던 서부 해머스미스 지역에서 출마한 권보라(43)씨는 5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구의원(Councillor)으로 재선됐다.
3명을 뽑는 칼리지 파크 앤드 올드 오크 지역구에서 권씨는 1천194표를 얻어 다른 노동당 소속 2명과 함께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거에선 노동당이 런던의 중심부 웨스트민스터와 마거릿 대처 총리가 특히 아꼈던 완즈워스 지역을 수십년 만에 차지하는 등 예상대로 선전하고 있다.
권 의원은 2018년 한인으로선 처음 당선되면서 유리천장을 깨는 기록을 세웠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니어서 더욱 뜻깊은 성과였다.
당시 한인 두 명이 함께 진출했는데 다른 한 명은 한인타운인 뉴몰든이 기반이었다.
영국 정치권에 동아시아계의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파키스탄계 런던시장을 배출한 노동당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동아시아계는 권 의원과 필리핀계 1명, 중국계 4명 등 6명뿐이다.
한국계는 뉴몰든 주변에서 2명이 자유민주당으로 출마했는데 이 중 1명은 다른 후보 유고로 선거가 연기됐다.
맨체스터에는 탈북민 2명이 보수당으로 나섰다.
이들 지역은 아직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권 의원은 4세에 한국 기업 주재원이던 아버지와 함께 영국으로 왔다가 정착한 이민 1.5세다.
영국 명문 런던정경대(LSE) 철학심리학과를 졸업하고 기자 등으로 일했고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2년간 지냈으며 현재는 유럽 투자업계 고위직에 여성 진출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 중이다.
영국의 구의원들은 대체로 본업을 병행한다.
권 의원은 6일 새벽 당선이 확정된 후 한국어로 한 전화 인터뷰에서 앞으로 4년간 목표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오염 등 지역 환경 문제와 에너지 요금 등 생계비 상승에 따른 문제 완화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젊은 직장인이 많은 지역인데 런던이다 보니 물가가 비싸서 주민들이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임기 중 절반은 코로나19로 인해서 비정상적 상황이었고 백신센터 개설이나 코로나19 격리자들에게 음식 배달 등을 지원했다"며 "지난해에는 지역 의회 원내대표를 맡았는데 이번에는 역할이 아직 결정안됐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선거운동을 할 때 한국과 영국 국기가 함께 있는 배지를 달고 다니면 유권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등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에도 한류가 있었지만 기생충, 손흥민 선수, BTS 등이 나온 이후 많이 달라졌다"며 "오늘만 해도 BTS 캐릭터 배낭을 메고 왔더니 한 영국인이 반가워하며 말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농담처럼 나는 '콩글리쉬'라고 하는데, 실제로 '코리안(한국인)'과 '잉글리쉬(영국인)'의 정체성이 섞여 있고 둘 중 하나를 고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대학 시절 정치에 뛰어든 친구들이 많았지만 나는 20대를 패션잡지에서 일하면서 보냈고 정치는 진지한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30세가 넘고 내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관심을 두게 되면서 바뀌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한국 지역정치에 관해 잘 몰라서 직접 비교는 어렵다"며 "다만 노동당은 구의원 공천시 여성 비중을 50% 이상 혹은 3명 뽑는 지역에선 1명 이상으로 넣는다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두면 균형을 잡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고 해서 이런 규정을 운영한 지 꽤 오래됐는데 그런데도 여성 비중이 50%가 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의 부모님은 런던에서 딸의 이름을 딴 보라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한인들 사이에 꽤 유명하다.
아버지 권석하씨는 영국 관련 책을 여러 권 내기도 했고 동생은 KBS 라디오 영어방송 진행자이다.
그는 "선거 운동 중 부모님이 음식을 해주고 홍보전단을 돌리는 등 전폭 지원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영국인들은 가족들이 거리를 두는데 그리스나 인도계 후보 등은 다들 부모님이 도와주는 모습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