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외출을 전면 금지해온 중국의 한 대학에서 닷새 동안 200여 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 과도한 방역이 되레 집단 감염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中대학 5일간 200여명 감염…"기숙사 격리가 집단감염 초래"

6일 랴오닝성 잉커우시 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전문대 격인 랴오닝 농업직업기술학원에서 지난 1∼5일 229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 학교는 지난 3월 13일 봉쇄령을 내려 1만3천여 명의 학생들이 50여 일째 기숙사에서만 지내며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생활을 해왔다고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1일 29명을 시작으로 닷새 동안 200여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학교 측은 감염자들을 격리병원에 이송하고 밀접 접촉자와 2차 접촉자들은 격리시설에 수용했다.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기숙사 1인 1실을 배정했다.

학교 측은 "엄격한 방역 조치를 취했지만, 외부 반입 물품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학내에 전파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잉커우시는 이 대학을 중심으로 이달 들어 272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자 지난 5일 도시를 봉쇄하고, 전 주민 PCR(유전자증폭) 검사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한 달간의 도시 봉쇄를 해제한 인근 선양시도 5일 모든 주민 PCR 검사를 하고 잉커우 주민 왕래를 차단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두 달 가까이 도시 봉쇄령이 내려진 지린성 창춘시의 코로나19 확산도 학생들의 외출을 금지한 대학에서 감염자가 발생하며 시작됐다.

지린 농업과학기술대학에서 지난 3월 6일 첫 감염자가 발생하고 나흘 만에 68명으로 불어난 뒤 창춘시 전역으로 코로나19가 번졌다.

이 대학은 뒤늦게 1만2천여 명의 학생 전원을 격리시설들에 분산 수용했고 창춘시는 같은 달 11일 도시를 전면 봉쇄했다.

지난 1일에는 산둥대가 무증상 감염자 1명이 발생하자 1만3천여 명의 학생과 교수들을 부랴부랴 산둥 지역 4개 도시에 분산 격리했다.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엄격한 방역 통제가 오히려 대학 내 집단 감염과 지역사회 전파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中대학 5일간 200여명 감염…"기숙사 격리가 집단감염 초래"
누리꾼들은 "여러 명이 한 방을 쓰고 공용 샤워장과 화장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학에서 일단 감염자가 나오면 순식간에 번진다"며 "한 명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과잉 의욕이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을 구금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게 가둬두면서 거둔 성과가 겨우 집단 감염이냐"며 "학생들이 어떤 상황인지조차 모르는 학부모들은 방역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애가 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