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군부 무장 민병대에 이어 테러단체 뛔이 따옷' 등장…시민들 불안 휩싸여


미얀마 쿠데타 군부를 지지하는 일부 폭력조직이 민주 진영 등 반군부 인사들을 겨냥한 테러를 선언하고 살인과 폭력을 일삼아 현지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군부는 총기 등으로 무장한 이들 조직원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역 간부 등을 살해하는 테러를 자행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사실상 방조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미얀마 백색테러 공포 확산…일부 폭력조직, 저항세력 8명 살해
미얀마의 친군부 폭력조직 '뛔이 따웃'은 자신들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최근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시민방위군(PDF), 독립 언론매체 종사자와 그들의 가족 등 군부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제거하는 '레드 작전'을 개시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양곤, 만달레이, 네피도 등 미얀마 3대 도시에서 활동할 것이라며 활동 지역까지 공개했다.

반군부 진영 소식통들은 이들 조직원이 지난달 말 NLD 지역 간부와 그의 가족 등은 물론 NLD 당원과 선거운동원 등 만달레이에서만 모두 7명을 총기와 흉기 등으로 무참히 살해했다고 비난했다.

SNS상에서 반군부 활동을 펼치는 마웅 우(가명·29)는 기자와 만나 최근 잇단 살인사건이 벌어진 뒤에야 이 단체를 주목하게 됐다면서 범행 현장에서는 뛔이 따웃의 소행임을 알 수 있는 목걸이 등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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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반군부 SNS 활동가인 웨이 나임(가명·28)은 "뛔이 따웃 조직원들이 지난달 27일 양곤의 밍갈라돈 지역에서 유명 배우 헤인 텟의 할아버지를 살해했다"면서 이들이 범행 이유로 그의 PDF 참여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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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조직원에 의해 반군부 인사와 가족 등 8명이 살해됐음에도 군부나 경찰은 용의자들을 체포했거나 추적중이라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군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관영 매체 역시 관련 사건 자체를 다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 최고행정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 대변인 죠 민 툰 소장은 뛔이 따웃과 아무런 연관성도 없다고 주장하면서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자신들을 모함하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현지 독립 매체 이라와디는 전했다.

그러나 이들이 소지한 총기류가 미얀마군이 사용하는 총과 같다는 목격자들의 전언이 이어지고 있어 군부와의 연관성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마웅 우는 사건 현장의 목격자 전언을 공개하면서 일반인들이 총을 구할 수 없는 만큼 군부와의 연관성을 모두가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양곤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카잉 카잉(가명·39)은 양곤 시민들이 대부분 NLD를 지지했다면서 "90%에 가까운 NLD 지지자들이 목표라면 국민 아무나 죽여도 되는 거냐"며 뛔이 따웃을 비난했다.

공직자 출신의 양곤지역 원로는 "백색 테러가 자행되기 시작하면 외부에선 미얀마 국민들끼리 싸우고 죽이는 걸로 비쳐질 것"이라며 그럴 경우 미얀마 민주 세력을 도울 수 있는 명분은 더욱더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군부는 분쟁지역에서 '퓨 쏘 티' 친군부 민병대를 내세워 PDF와 싸우게 하고, 대도시 지역에서는 뛔이 따웃을 동원해 민간인들에게 백색 테러를 자행하게 한다"면서 "NLD 지지자를 목표로 한다면 사실상 미얀마 국민 모두를 목표로 하는 것이어서 더 두렵다"고 했다.

미얀마 군부는 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총선거가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뒤 반발하는 민주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태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그동안 미얀마 군부에 의해 1천821명이 살해됐으며, 1만3천500여명이 체포·구금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