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연관 대회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였죠. 제가 고3 때 참가 연령 제한이 풀리면서 무모한 패기로 도전하게 됐습니다.
"
싱어송라이터 예빛은 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음악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두고 '무모한 패기'라고 했다.
2000년 1월생, 그러니까 요즘 유행어처럼 입에 오르내리는 'Z세대' 전형인 그는 한림연예예술고를 나와 서울예대에 재학 중인 뮤지션이다.
데뷔 계기는 2018년 제29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수상.
이 유명한 대회에서 고등학생 신분으로 동상을 받았다니, 무모한 도전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6살 때 부모님과 함께 구경을 간 동요대회를 계기로 음악을 하고 싶다고 졸라서 성악을 배우게 됐어요.
그러다가 2013년쯤 실용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려서 한림연예예술고에 진학하게 됐지요.
"
클래식에서 대중음악으로 방향을 튼 계기도 재미있다.
당시 큰 인기를 누리던 그룹 비스트(현 하이라이트)를 보고 '나도 오빠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예빛은 "실용음악학원을 다녔는데 춤을 배우면서 제가 몸치라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됐다"며 "춤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노래만 부르기로 했다"며 웃었다.
한림연예예술고는 샤이니 태민, 에프엑스 크리스탈, 있지 류진·채령 등 걸출한 K팝 스타들을 많이 배출한 곳. 아이돌을 준비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노크하게 됐다.
예빛은 "작곡을 정식으로 배우지는 않았다"며 "기타 한 대로 코드에 맞춰서 '늦여름'이란 곡을 써서 제출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수상 이후 2020년 '날 위해 웃어줘'를 시작으로 '두 마디', '누군가의 마음이 되면', '집에 가자', '온-에어'(On-Air) 등의 싱글을 내며 활동해왔다.
이런 노래에는 Z세대 특유의 맑은 감성이 묻어난다.
전작 '온-에어'는 마치 어느 애니메이션 엔딩 같은 청량함이 속도감 있게 전해져 온다.
친구와 캔 맥주를 마시다 막차가 끊겨버렸어도 취기가 올라 발그레해진 벗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걱정이 없다는 가사는 절로 미소 짓게 한다.
9개월 만에 새로 내놓은 싱글 '사랑할거야'는 이 시대 청춘의 감성과 향수를 담은 곡으로 'Z세대표 레트로' 같은 노래다.
어쿠스틱 기타와 클라리넷 선율의 조화가 따뜻한 봄 같은 온기를 전해준다.
예빛은 "내 노래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건강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며 "내 음악의 장점은 아날로그 감성이라는 것이다.
무공해라고 하셔도 좋고, 유기농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신곡 '사랑할거야'를 통해 내게 있을 미래의 기회나 과거의 추억을 사랑하자는, 즉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요즘은 자기 자신을 포함해 누군가에게 쉽게 사랑을 베풀 수 없는 시대가 아니냐. 내 노래를 듣고 팬들이 조금이나마 사랑을 베풀고 나누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빛은 유튜브에 다른 가수 노래의 커버 영상도 올리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36만명이 넘는다.
그는 "유튜브는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창구"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가 되면서 유튜브가 좋은 소통 창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꾸준히 하는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다"며 "건강한 음악을 하는 사람인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들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곡을 쓸 때 최대한 하루에 다 하려고 해요.
그때에만 담을 수 있는 그 날의 감정을 최대한 담으려고 노력한답니다.
"
/연합뉴스